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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당권도전, 3일천하…'출마 자격 논란' 끝에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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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당권도전, 3일천하…'출마 자격 논란' 끝에 결국 무산

우상호 "예외인정 사유 없어"…朴 "당 외연확장 안중에 없는 결론" 반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결국 무산됐다. 피선거권을 갖추지 못한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면 당무위원회가 예외 상황을 인정해줘야 하지만, 비대위에서 당무위 안건으로 다루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한 후 "박지현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논의한 결과, 비대위원들은 박지현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소중한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해 당무위에서 박 위원장의 예외 적용과 관련된 안건을 상정해 토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에서 당직 및 공직 피선거권은 6개월 이전 입당한 권리당원에게만 해당되는데, 박 위원장은 올해 2월 입당해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이에 출마 자격 논란이 일었고, 박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가 이처럼 박 위원장 출마 문제를 당무위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전당대회 출마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박 위원장은 지난 2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달 만에 공개 일정을 재개한 지 사흘 만에 당권의 꿈을 접게 됐다.

"이재명 달라져…97그룹, 박용진 빼고 설득력 있나"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당 대표 출마 결심 배경으로 이재명 의원의 태도 변화를 꼽았었다.

박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출마 결심 이유에 대해 "대선 때 정말 열심히 2030 여성표를 모으기 위해서 뛰었는데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이재명 의원이 달라졌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때 이 의원이 '디지털 성범죄 등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 번이고 약속했는데 박완주 의원 제명,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서 거의 어떤 말도 하시지 않았고, 심지어 최강욱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저는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면서 "온정주의로 당내 온정주의를 반성하지 않으면 민주당 미래도 없겠다라는 생각이다. 이 온정주의와 성폭력 문제를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당권 도전에 나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을 지금도 존경하고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에는 생각의 변화가 없다"면서도 "이재명 의원이 지금 당 대표에 안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의원에게 얽힌 문제들이 많이 있지 않나.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에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에서는 정치 보복을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시도를 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 당은 이거를 방어하기에 급급할 텐데 그렇게 되면 또다시 민생은 실종되고 또 정말 정쟁으로만 비춰질까 하는 그런 우려들이 크다"고 밝혔다.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등 97(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그룹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 대해선 "이 의원의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깃발을 들고 나오신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면서도 "586 세대보다 10살 어린 것 외엔 무엇이 다른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박용진 의원 빼고는 당의 개혁과 쇄신에 대해 침묵하셨던 분들이 이제 와 출마를 선언하시니 국민께서 들으실 때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싶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아울러 비대위원장직을 지내면서 느낀 소회를 담은 '20대 비대위원장의 민주당 80일'(가칭) 책을 펴낸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하며 지냈던 일을 청년 입장에선 어땠는지 가감 없이 풀어내려고 한다"며 "2주 정도 쉬다 보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책을 내보려 한다"고 했다.

비대위 결정에 공개 반발…"민주당,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 택해"

박 전 위원장은 또 이날 저녁 SNS에 글을 올려 비대위가 자신의 출마 불허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다"며 "당 지도부는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 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직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나?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다"며 "저는 이재명 의원, 97그룹과 함께 쇄신경쟁을 하고 싶었다. 당을 유능한 정책 정당, 팬덤과 결별한 대중정당으로 만들어 당의 기반을 넓히고 싶었다. 이것이 한때 여성 청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의 소명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려우신 것이냐.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어 기성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비대위 지도부뿐 아니라 이 의원까지 싸잡아 겨냥했다. 그는 "이 의원께서 피선거권도 없는 제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공동비대위원장에 앉힌 바로 그 조항이, 그때는 공정이었지만, 지금은 불공정이라고 한다"며 "수없이 많은 영입 인사를 당에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을, 여성이자 청년 그리고 민주당 쇄신을 말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하겠다"고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다만 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총선·지방선거 등 공직선거를 위해 정당이 인재를 영입하는 경우나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원장을 당 외 인사로 초빙해 오는 경우 등은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문제라는 반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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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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