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통신선이 한반도에 내린 폭우로 인해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통신선은 복구됐으나 북한은 남한의 홍수 피해 예방 협조에 응답하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했다.
28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는 오늘 아침 9시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기통화를 위해서 수차례 통화를 발신했으나, 북측의 응신이 없어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최근에 북측 지역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으로 인한 통신선로 장애 등 기술적인 문제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불통의 원인과 관련해 첫 번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과 같은 선로를 사용하는 판문점 기계실 간 통신선이 있다. 이 통신선 역시 응신이 없다. 그리고 현재 군통신도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군 통신은 아침 8시에 시험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데, 그 이후에 역시 통신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기술적 문제로 판단하고 이 부분을 지속 확인·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연락사무소의 경우 근무일 기준 매일 아침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각각 개시·마감 통화를 하는데, 이 당국자는 어제인 27일까지만 해도 마감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이전에도 날씨로 인한 연락사무소 통신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통신 상황에 대해 신호가 가다 안가기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날 오후 4시 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간 통신이 복귀됐고 정부는 장마철 접경지역 홍수피해 예방 관련 대북통지문 발송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으나, 북측은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통화를 종료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는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로서, 북측이 향후 방류 계획이 있는 경우 우리측에 미리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군남댐은 임진강에 위치하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상류 북한 측 지역에는 황강댐이 있는데 이 댐의 수문 개방이 임진강의 수위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어 항상 북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북한이 황강댐을 사전 예고 없이 방류하면서 남한에서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남북 양측은 남한 정부의 제의로 그해 10월 14일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임진강 수해방지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측은 당시 사고에 대해 "남측에서 뜻하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명했고 방류 원인에 대해 "해당기관에서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긴급히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방류 시 남한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 간 이 합의는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된 이후, 그해 7월 북한은 남한에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었다. 또 북한은 지난 2020년 8월에도 사전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방류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의 보도를 보면 이번주 내내 황해도 인근에 많은 비를 예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사전 통보가 없을 경우 임진강 수위가 갑작스럽게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남북 접경 지역인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수해방지 시설을 방문해 방지 시설을 시찰하고 관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권 장관의 방문에 대해 통일부는 "최근 북한 기상당국은 북한지역의 폭우 및 호우경보를 발효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 측 군남댐 수위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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