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직 인사가 2시간 만에 뒤바뀐 '치안감 인사 번복'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사권자는 대통령인데 대통령 재가가 안 났고 행정안전부가 검토해 대통령에게 의견을 안 냈는데 인사가 유출되고 언론에 인사 번복된 것처럼 나간 자체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가 아니면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청이 자체적으로 행정안전부에 추천한 인사를 그냥 확정된 것처럼 고지했다"며 번복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거듭 "황당한 상황"이라면서 "치안감 인사 번복이라고 언론은 말하지만 그런 적이 없다"며 "행안부에서 검토를 해서 올라온 대로 재가했다"고 했다.
앞서 경찰청은 21일 오후 7시 경 '치안감 보직 인사안'을 공지했으나 9시 경 새로운 인사안을 재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치안감 7명에 대한 인사가 2시간 만에 뒤바뀌어 논란이 커졌다.
윤 대통령은 행안부가 경찰국을 신설해 통제권한을 강화할 경우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에 "수사가 진행되면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다"고 경찰국 신설을 옹호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보다 더 중립성, 독립성이 요구되는 검사조직에도 검찰국이 있다"며 이 같이 반박했다.
그러면서 "치안이나 경찰 사무를 맡은 내각의 행안부가 그에 대해 필요한 지휘 통제를 하고, 독립성이나 중립성이 요구되는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헌법과 법률에 따라,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검찰총장이 지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인사가 이뤄져 제기된 '식물 검찰총장' 우려에 대해선 "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냐"며 "검찰총장은 전국 검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장관으로서 인사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때문에, 아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능력을 감안해 제대로 잘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청와대가 과거에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 되는 경찰 인력을 파견 받아 권력기관이 직접 움직이곤 했다"며 현 정부의 민정수석실 폐지를 강조하고는 "수사나 소추 등 사법적 행위는 철저하게 책임 하에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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