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고정형 대출금리가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주택 시장이 본격 침체기를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금 절감을 위해 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공급은 늘어난 반면, 금리 인상 부담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 더욱 심화된다는 이야기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고 전주(-0.01%)에 비해 하락폭도 커졌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성북구 등은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와 마포·성동·서대문구 등도 모두 하락세다.
높은 금리 상승에 실수요자 주택 매수 유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주까지 서울 25개구 중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서초(0.57%), 강남(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다주택자들이 일명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물로 내놓는 것과 더불어,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매물만을 수요자들이 집중 매수하면서다.
이는 높은 금리 상승 때문이다. 이자 부담이 주택 실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이미 2%p 이상 올라 7%(최고 이율)를 넘었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8%대 예상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으로, 작년 말(3.600∼4.978%)과 비교해 6개월 만에 상단이 2.161%p로 올랐다.
이렇게 최고 7%를 넘어선 고정형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 연준이 지난 14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0.75~1%에서 1.5~1.75%로 0.75%p 올리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1%∼1.25%p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7%에서 8%대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규제완화 정책으로도 실수요자 되돌리기 어려워
정부에서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금리 인상에 따른 높은 이자 부담으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을 되돌리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이나 주택가격, 소득과 관계없이 80%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40%(9억 초과 15억 이하는 20%)였다.
다만 60%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기존 40%로 유지된다. 즉 연 소득이 5000만 원인 사람은 연간 대출 상환액이 2000만 원이 넘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될 경우, LTV를 80%로 올려도, 결국 소득이 높은 사람만 높은 대출을 받게 된다. 완화 정책이 돈을 많이 버는 고소득층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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