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가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는 데, 보조금을 지급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영주시는 2020년 전통문화유산 보존육성 및 지역관광자원개발 명목으로 전성균관대 총장 '정범진기념관' 전시시설 설치공사에 2억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범진 기념관'이 어디에 있는지 영주시민들이 찾기도 어려운 곳에 자리잡고 있어 2021년 개관이래 고작 4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정도에 그쳐 당초 지역관광자원개발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정 개인에게 특혜를 베푼 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전시관에는 벼루, 서예용품, 글씨, 그림 등 천 여점의 소장품과 다양한 서적이 전시되고 있어 전통문화인 선비의 문방사우에 대해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취재결과 전시물의 문화재적 보존가치 여부는 검증된 사실이 없다고 한다.
전시실에는 정총장이 대학에 재임하면서 취득한 개인소장품과 연구실에 있던 잡다한 서책들을 옮겨다 놓은 정도에 불과해 일반인들이 관람할 만한 가치와 관광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더욱 큰 문제는 전시관의 문은 항상 닫혀있고 방문객이 문 앞에 도착해야만 안내인이 와서 문을 열어주는 형태라 관광객에게는 불친절한 기념관이었다. 더구나 전시품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방문객은 허탈한 마음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영주시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보조금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조금을 지급했을 뿐이다”며 “보조금 사업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영주시에서는 운영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권한이 없지만, 향후 방문객을 위해 항시 전시관을 개방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A씨는 “명문대 총장출신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고 영주선비문화와 무슨 관련이 있다고 선비대상을 주고, 그것도 부족해서 개인 이름의 기념관 전시시설에 보조금을 주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선비문화예산은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인 것 같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주민 B씨는 "애당초 받기 싫다는 보조금을 영주시에서 억지로 예산을 만들어 줬다는 소문이 많다"며 "코로나로 서민들이 다 죽어가는데 영주시는 다른 시군에서도 다 주는 코로나 지원금 줄 돈은 없고, 쓸데 없는 이상한 예산은 줄 돈이 많은 것 같다"고 뼈있는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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