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당산리 산성·봉화유적 시굴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전북 동부지역 유적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전북지역 가야문화유산 발굴 및 정비사업의 목적으로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2021년 무주 당산리 산성·봉화유적에 대한 현지검토를 실시한 결과 무주국유림관리소 산불종합훈련장이 위치한 해발 400m의 야산 정상부를 둘러싼 석축과 봉화로 추정되는 석축시설을 확인했다.
정밀지표조사 결과 산의 능선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3기의 봉화를 밝힌 것으로 추정되는 봉화대와 주변에 부분적으로 조성된 성벽을 확인한 것이다.
조사결과 봉화대로 추정되는 동-서 약 6.9m, 남-북 약 7m의 정방형에 가까운 석축시설의 구조와 형태와 석축시설 아래로는 석축을 보강하고자 계단식으로 쌓은 보축부가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봉화시설의 축조는 거칠게 다듬은 석재를 불규칙하게 쌓는 방식으로 축조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상부로 갈수록 면석을 들여쌓아 안정성을 준 점이 특징이며 조사 과정에서 삼국~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토기파편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발굴과정인 지난 19일 열린 학술자문회의에서는 봉화유적의 정확한 구조와 당시 봉화를 운영했던 이들의 생활시설 등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발굴조사와 보존 및 관리를 위한 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무주읍 일원에서 조사된 유적들에서는 시대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백제 진례현에서부터 고려 공양왕 3년까지 행정치소로만 알려졌던 주계고성 터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 조각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으며, 주계고성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무주 대차리 고분군의 발굴조사(2018)에서는 신라유물들이 다수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단순히 백제영역으로만 인식됐던 주계(무주읍 일원)와 신라영역으로 알려져 왔던 무산(무풍면 일원)이라는 시대상에 대해 인식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무주군청 김정미 문화체육과장은 “무주는 4개의 도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2020년 발굴된 무주 용포리 노고산 봉화유적과 이번에 확인된 당산리 봉화유적은 과거 주계고성을 중심으로 무주읍 일대는 삼국~통일신라시대 영토 확장을 위한 요충지였음을 반증해주는 자료다.”라고 말했다.
한편, 무주군은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무주 지역의 역사적 실체를 밝혀내기 위한 추가 조사 및 학술대회 개최와 함께 문화재 지정을 목표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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