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 중인 ‘첫만남이용권’을 두고 재정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 경기도, 일선 시·군이 재정을 각각 분담해 출생 가정에 1인당 200만 원의 출산·육아 용품 구매 바우처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처음 도입한 보편적 복지 정책이다.
그러나 일선 시·군이 같은 목적의 출산장려금제를 동시에 시행하면서 재정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첫만남이용권 제도를 시행 중이다. 올해 도내 31개 지역의 첫만남이용권 지급 대상 인원은 총 8만 명이다.
총 사업비 1570억 원 가운데 정부가 1157억 원(74%)을, 나머지 413억 원을 도와 일선 시·군(26%)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선 시·군이 첫만남이용권과 목적이 같은 출산장려금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1개 시·군이 출산장려금제에 투입하는 재정은 고양시 82억4500만 원, 안산시 59억5000만 원, 안양시 48억3100만 원, 양평군 24억5655만 원 등 모두 542억9600여만 원이다.
이러다 보니 일선 시·군이 동일한 목적의 2개 사업에 수십 억원에 이르는 지방 재정을 부담하는 상황이다.
A시 관계자는 “첫만남이용권 지방비 부담 비율의 경우에도 도는 30%인데 반해 시·군은 70%다. 이 때문에 시·군 입장에선 재정 마련이 쉽지 않다”라며 “자칫 출산장려금제를 없애면 이미 혜택을 받은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볼 때 정부가 첫만남이용권 사업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지난 27일 보건복지부에 첫만남이용권 사업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첫만남이용권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정부가 주도해 만든 보편적 복지 사업이다”라며 “일선 시·군이 사업 중복으로 재정 부담을 호소하는 만큼 전액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