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오는 29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입법부 수장들에게 예우를 갖추며 '의회 존중' 메시지를 발신한 행사다.
윤 대통령에게 의장단은 협치를 주문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반대론을 접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인준에 협조한 데에 "새 정부의 첫 총리인만큼 신중하게 했다"며 "이제는 여권이 화답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협치를 존중해 주면 좋겠다"며 "제일 중요한 건 국민통합, 격차해소, 신상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정치를 하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박 의장은 이어 대북정책과 관련해 "평화를 지키면서 평화를 만드는 과정도 함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상희 부의장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이) 강한 의회주의자로서의 소신을 얘기해줬다. 의회주의의 핵심은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라며 "대통령이 된 뒤엔 소통이 어려워지는데 힘들어도 꾸준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오신 걸 보면서 국민들께서 이제 5.18 기념식과 관련해 여야 갈등이 없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부의장은 다만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젠더 갈등"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면서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하더라.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대통령이 퇴임하는 의장단을 저녁에 초대하는 예는 흔치 않다"고 감사를 표하며 "대통령실이라고 하는 게 권위적이고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이런 변화를 만들어준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덕담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한 건물에 있으니 언제나 부를 수 있고, 비서관들이 집무실로 막 들어오기도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가까이 있으니 내부적으로 소통이 참 편하다"며 "국민들과 잘 소통하려면 내부 소통이 먼저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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