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추진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4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안보리 개편 문제는 특정 국가 간 양자 차원의 관계를 넘어서 UN 안보리 개혁이라는 큰 틀 안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인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데 대해 "안보리 개혁이 민주성, 책임성, 대표성,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대변인은 "(어제 입장이) 안보리 개혁의 방향성에 대해 저희가 명시적인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찬반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입장이 지난 2005년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시 정부의 입장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찬성과 반대 차원을 넘어서는 복잡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역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도 이 사안이 논의됐지만, 한국 측은 이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미국 측에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어느 정도라도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 최 대변인은 "외교적 소통 관련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일일이 소개해 드리지는 않겠다"면서도 "다만, 한미 간에는 동맹으로서 중요한 외교 사안에 대해서 많은 긴밀한 소통과 공감이 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부가 이처럼 해당 사안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데에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 목표 중 하나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일 정상회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방위비 증강과 일본 군비 증강을 시사한 것에 대해 최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일본의 방위 안보 정책이 평화 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지금까지도 일관되게 견지해 오고 있다"며 "이러한 우리 입장에 대해서는 동맹인 미국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23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중국 측이 반발하는 가운데 한국에도 중국 측이 입장을 보내온 것이 있냐는 질문에 최 대변인은 "한중 간 필요한 소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 이 기회를 빌려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3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과 국방부 등도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의 평화와 안정성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역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본인의 전날 발언을 해명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폐기되냐는 질문에 "노(No)"라며 "그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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