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평하천이 지난해 태풍 ‘오마이스’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논경지와 공장, 주택 등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복구가 늦어지면서 올해 장마를 앞두고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구룡포 구평하천은 길이 4km, 폭 3m~4m 정도로 불루밸리 산단 끝 지점에 조성된 상정저류지에서 내려오는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하천 곳곳에 잡풀이 우거지고, 하천 바닥은 돌과 퇴적토 등이 쌓여 물의 유속을 막아 하천 범람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포항시는 옹벽을 높이는 등 응급복구에 나섰지만 하천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 구간만 공사를 마무리해 장마와 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류지점 170m 구간에 8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옹벽(0.6m~1.1m)을 높이는 공사를 지난 9일 준공했다.
하지만 이번 공사는 하천 상류 지점부터 중간지점까지의 하천 정비와 옹벽 보강을 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높다.
주민 A씨는 “태풍 피해를 입은지 벌써 9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포항시는 예산 탓만 하고 있다”며 “예산이 없어 옹벽 추가공사가 당장 어렵다면 하천 바닥의 퇴적토와 갈대, 잡목이라도 정비해 하천 흐름이라도 원활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일부 구간에 옹벽을 높이는 공사를 완료했다”면서 “예산이 없어 추가공사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피해 원인을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상정저류지의 담수량을 지목했다. 저류지의 담수량이 적어 구평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의 양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하천이 범람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주민 B씨는 “블루밸리 산단 조성 전에는 폭우에도 구평하천이 넘치는 사례는 없었다”며 “임야를 깎아 산단을 조성해 빗물을 흡수하는 자연적 기능이 없어지면서 하천으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이 급증해 하천이 범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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