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 언행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를 드리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 비서관은 1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제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국민들이 염려하고 우려하는 부분을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비서관은 90도로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운영위에 함께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윤 비서관 등 대통령실 인사 논란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 눈높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며 "거기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윤 비서관은 자신의 성비위 논란을 "지나간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해 자진사퇴 요구에는 분명하게 거리를 뒀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시절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성 비위로 인사 조치 및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 펴낸 시집에서도 왜곡된 성인식이 담긴 시를 담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비서관은 성비위 경위와 관련해 "20년 전의 일"이라며 "사실관계, 앞뒤선후가 바뀐 점이 없지 않아 있다"고 적극 항변했다. 그는 거듭 "사실관계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미주알고주알 설명을 드리면 또 다른 불씨가 되기에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비서관은 "1996년도 일에 대해선 징계 자체를 받은 적이 없다. 정기 인사 때 임지를 옮긴 적은 있지만, 그게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여직원 볼에 입을 맞췄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일날 직원 10여명과 함께 축하 자리를 가진 자리에서 "(케이크를 얼굴에 바르는) 생일빵을 당했다"고 설명하며 동석한 직원들 사이에 오간 '가벼운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그는 "(직원들이) '생일에 뭐 해줄까'라고 해 '볼에 해서 간 건 맞다'"고 부적절한 접촉을 인정하면서도 "당시에 조사받은 것도 아니고 조사가 거의 1년 뒤에 이뤄졌다. 거기에 대해 감찰본부장 경고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성비위 사건을 조목조목 반박한 윤 비서관은 이에 대한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2차에서 어쨌다는 등 또 다른 얘기가 또 나오고 있다"면서 "일일이 대꾸를 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하고 잠자고 있었던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윤 비서관이 2012년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고 했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발언했던 일들을 거론하며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경고 처분이 적절한 수위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사람을 징계할 때 저런 한 줄 가지고 징계를 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특히 김 실장은 윤 비서관의 징계성 처분에 대해서도 "가벼운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윤 비서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른 질문 없나"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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