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가 16일 윤석열 정부 들어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이 추진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핵발전소가 집중된 동남 해안지역 주민들은 핵 안전성 문제에 대해 우려해 왔다. 민주당은 이를 부산·경남지역 지방선거 쟁점으로 삼을 태세다.
변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정문 녹음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며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은 시민 생명을 놓고 도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28일 인수위 시절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가능한 빨리 재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인수위가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 계획서'에서는 2023년 수명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를 10년 더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변 후보는 이날 SNS에 쓴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주일이 지났지만, 정부 시작부터 부산의 미래와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들에 속속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을 위해 국회에 보고도 하지 않고 안전성 평가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변 후보는 고리 2호기의 현 상태에 대해 "최신 안전 기술도 적용하지 않았고, 화재 등 사고에 대비한 수소 제거 장치도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변 후보는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현직 부산시장)을 겨냥해 "부산시는 고리 원전 2호기의 계속 운전을 반대하다가 갑자기 수명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산시 원자력 안전대책위원회가 '경제성과 안정성 담보'를 조건으로 수명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변 후보는 "원전(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회복은 불가능하다"며 "핵폐기물 관리 방안이 미비해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이 반려된 마당에, 계속해서 핵폐기물이 발생하는 고리 2호기 문제는 '임시 저장시설 조성'이라는 미봉책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산과 울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밀집해 있다"고 언급했다.
변 후보는 "저는 시장으로 취임하는 즉시 부산시민의 의견을 받들어 원전 재가동 불가, 임시방폐장 불가 방침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겠다"며 "박 후보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언론 등을 통해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박형준 후보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고리 2호기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세계 원전들도 (운전 허가기간이)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없다. 대개 80년, 100년을 쓴다"고 운영허가 연장에 긍정적인 취지의 언급을 했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는 "윤석열 정부 방침에 따라 창원을 다시 대한민국 원전의 중심지로 세우겠다", "SMR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지난달 17일 공약 발표 당시)라며 핵발전 전면 활성화를 내건 반면, 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는 세계기후협약에 반하는 정책이자 그린에너지 시대 역행"(이달 11일 <경남신문> 인터뷰)이라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신고리 핵발전소가 위치한 울산에서는 여야 후보 모두 '핵발전소 해체 산업'을 공약하는 등, 핵발전 문제에 대해서는 큰 쟁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울주군 남부권에 신도시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신도시 조성 공약을 발표한 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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