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서 25억원대 도박장 운영 베트남인 무더기 검거

경기남부경찰청, 속칭 '속띠아' 도박장 개설 혐의 5명 구속 35명 입건

경기 안산의 한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불법 도박장을 열어 '베트남식 홀짝'인 '속띠아'를 해 온 베트남인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설 혐의로 베트남인 A씨 등 5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해당 도박장에서 도박한 베트남인 B씨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비닐하우스를 임대해 '속띠아'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속띠아는 앞과 뒤의 색이 다른 딱지 두 장을 컵에 넣고 흔든 뒤, 이를 확인해 색상을 맞추는 도박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인천 지역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던 중,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도박장을 방문하자 안산으로 도박 장소를 옮겼다.

도박장 운영 과정에서 A씨 등은 총책과 모집책, 망을 보는 '문방' 등으로 역할을 나눠 도박꾼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박 비용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5% 이자를 먼저 떼고 판돈을 빌려주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도박장에서 소란을 피웠다며 도박장 이용자 1명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초 관련 첩보를 입수해 인근 CCTV등을 확인하고, A씨 등의 신원을 특정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어 드론을 통해 도박장 인근을 살펴보는 등 검거 작전을 세웠다.

이에 지난 1일 새벽 현장을 급습, A씨 등 5명의 도박장 운영자를 비롯해 총 40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붙잡힌 도박장 이용자 35명 중 15명은 불법체류자로 확인됐으며, 이들의 신병을 출입국·외국인청으로 인계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 5300만원과 영업 장부 등을 압수했으며, 지난 3개월간 이 도박장에서 오간 판돈이 총 25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덕순 경기남부청 국제범죄수사계장은 "범죄가 조직화 되고 집단화 될 수 있는 것을 사전에 예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장에서 장부를 확인했으며, 돈의 출처를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