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서울로 상경해 35년동안 야쿠르트 배달일을 하며 자녀를 키워내고 전남 여수로 귀향한 60대 후반의 '억척 엄마'가 2022년 제1회 고졸 검정고시에서 최고령으로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늦깎이 공부를 시작해 6개월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최고령 합격한 진복자(67·여)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전남 무안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진씨는 형제들이 많은 탓에 형편상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형제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학교 졸업 후 일을 하며 형제들을 뒷바라지하면서 학업에 대한 꿈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20대 초반 일찍이 결혼을 했고 경찰공무원인 남편 직장 문제로 인해 서울로 상경해 두자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야쿠르트 배달일을 시작하게 됐다.
진씨는 "서른살에 한국 야쿠르트에 입사해 35년간 배달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다"며 "그 당시에 시험을 보고 입사를 했을 정도로 취업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진씨는 공부를 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는 형제들을 보며 자격지심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형제들이 대부분 공무원이다 보니 내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며 "그때마다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했지 실천하기는 어려움이 있었고 최근 막내동생의 권유로 마음을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35년간 해오던 야쿠르트 배달일을 그만두고 정년퇴임을 한 남편과 함께 지난 2020년 여수로 내려와 살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진씨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검정고시 시험을 접수한 후부터 공부를 시작한 그는 오랜만에 붙잡은 펜이 낯설기도 했다.
진씨는 "시험을 접수하고 오랜만에 공부를 하다 보니 책도 두껍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며 "그러나 차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하다 보니 노하우도 생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부를 하다가 슬럼프도 있었는데 그때 공부하는 학생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오랫동안 공부를 했던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힘들어할 때마다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이처럼 남들은 몇 년씩 걸린다는 시험을 6개월 만에 패스한 그는 ”인생 최대 소원을 이뤄서 행복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