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권과 행정권이 달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 중인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리버시티 아파트 1·2단지 경계 조정 문제<프레시안 4월25일 보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의정부시와 서울시 노원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진행한 경계 조정 타당성 연구 용역에서 ‘두 자치단체의 손익과 지역 균형 발전 등을 두루 검토해 정책적으로 논의·접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용역으로 경계 조정 추진 방향이 나오리라 기대한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1일 의정부시와 서울시 노원구에 따르면 장암동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과 맞닿은 동네다. 의정부 나들목에서 동부간선도로 서울 방향에 있다.
두 지역 경계인 이곳엔 1960년대 서울 철거 이주민이 살던 노원마을이 있었다.
지난 2003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의정부시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해 2009년 수락리버시티 아파트 1~4단지를 준공했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인 수락리버시티 3·4단지의 행정구역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인 반면 1·2단지는 의정부시 장암동이 됐다.
행정 기관이 1963년 두 지역 경계에 만든 수락리버시티 공원에 벽천(벽에서 흘러내리거나 뿜어져 나오게 만든 샘)을 만들어 ‘남쪽은 서울, 북쪽은 의정부’로 경계를 결정했는데, 이를 아파트 준공 이후에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2단지 주민들은 인근 상계동에 공공 기관과 편의 시설이 몰려 있는데, 정작 더 먼 장암동 주민센터나 보건소를 오간다며 의정부시에 행정구역 경계 조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두 자치단체는 예산 1900여만 원을 들여 지난 2월부터 이달 9일 사이 행정구역 경계 조정 타당성 검토 공동 연구용역을 했다.
주민들이 경계 조정을 요구한 지 10년 만에 진행한 첫 용역이었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주민 A씨는 “뚜렷한 결론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쉽지 않은 문제라는 기존 입장만 반복돼 허탈하다”라며 “의정부시와 노원구, 경기도와 서울시가 주민 불편을 외면하지 말고 앞으로 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협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의정부시와 노원구의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경계 조정을 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동일 면적의 토지 교환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원구의 경우엔 개발제한구역(GB)인 산지가 대부분이다”라며 “여기에 우리 시 인구가 줄면 세수 손실 등 경제적 피해도 생긴다. 이번 용역에서도 이런 부분을 잘 따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큰 틀에서 경기도와 서울시가 앞으로 논의·추진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이번 용역에서 1·2단지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노원구 편입이 좋다는 내용도 나왔다. 서울시와 노원구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다만 인구 이동은 예민한 문제다”라며 “서울시·경기도가 정책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결론이 나온 것은 맞다. 하지만 답은 의정부시에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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