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타계한 시대의 춤꾼 故 이애주 선생의 1주기 추모행사가 오는 5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 주최로 열린다. 이애주문화재단은 먼저 5월 10일(화)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추모'나눔굿'을 개최하고, 이튿날인 5월 11일(수)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헌정공연 <우리춤의 혼과 맥, 그리고 기억>을 올린다고 밝혔다.
"먹세, 먹세, 나눠 먹세" 추모 '나눔굿'
5월 10일의 '나눔굿'은 1984년 이애주 교수가 창단한 '춤패 신'이 공연한 첫 작품의 명칭에서 따온 것. 불교의식 '작법'에 바탕하여 '모두 함께 나누어 먹는 세상'을 염원하는 주제를 다룬 작품이었다. 이번 행사는 '열음' '올림' '울림' '나눔' 순서로 진행되는데 오윤 화백이 이애주선생을 그린 작품 <비천>과 임옥상 화백의 '춤꾼 이애주'라는 명문을 새겨 넣은 '새김돌' 세우기(묘비제막)로 연다. '새김돌'을 세운 후 춤과 풍물, 시와 노래의 한 판 어울림이 펼쳐진다. 홍일선 시인과 송경동 시인이 고인을 기리는 자작시를 낭송하고, 가수 윤선애가 민중가요의 대표작인 '그날이 오면'을 부른다. 고(故) 이애주 선생의 제자들 모임인 '한국전통춤회'가 '예의 춤'을 올리고, '한국민족춤협회' 회원들이 이애주 선생의 이른바 시국춤 '바람맞이'를 재현한다. 주최측인 이애주문화재단은 이 날 참석하는 모든 이들에게 책과 떡과 술과 밥을 제공하고 함께 나누어 먹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 날의 나눔판은 일종의 문화적 제의로서, 향후 마석모란공뭔 묘역에 묻힌 모든 민주열사들을 위한 본격적인 문화제를 실행하기 위한 예비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추모제를 나눔굿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이애주문화재단 임진택 상임이사는 "선생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자리이지만 무엇보다도 선생이 생전에 아끼던 제자들과 후배들이 춤과 노래로 선생이 펼쳤던 '나눔굿'을 재연하고 오신 여러분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평화, 생명, 상생의 제의·제전"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날의 행사는 이애주문화재단이 출간한 <승무의 미학>과 <고구려 춤 연구>, 두 권의 책 헌정례(禮)도 함께 올린다. 두 책은 모두 이애주 선생이 남긴 우리춤에 관한 많은 연구논문과 상당한 양의 글들을 엮어 구성된 책이다.
<승무의 미학>은 한국 전통춤을 원류 한성준(1875 ~ 1941)으로부터 그의 손녀 한영숙(1920~1989)에게 전수되고 이애주 선생이 맥을 이은 <승무>의 역사적 과정과, 춤사위의 원리, 바탕에 배어 있는 철학적 의미를 정리한 책이다. <승무의 미학>은 1부 한성준과 승무에 대한 연구, 2부 한영숙 춤을 바탕으로 이애주 선생이 직접 제작한 무보를 담았다.
<고구려 춤 연구>는 우리 민족의 몸짓이 형상화된 최초의 자료인 고구려 무덤벽화를 통해 고구려 춤의 구조와 유형을 체계화하고 고구려 춤의 미적 가치와 특성을 밝혀 놓은 저작이다.
춤꾼 이애주, 누구인가?
이애주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예능보유자(1996년 지정)로서 한국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발전시킨 한국무용의 뿌리 한성준으로부터 손녀 한영숙으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춤(승무, 살풀이, 태평춤, 태평무)의 맥을 계승하고 그것의 법통을 수호하는 노력을 평생 다하였다. 한국무용사에서는 한성준 바탕 한영숙 류 이애주 맥이라는 굵직한 계보를 만든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1984년 춤패 '신'을 결성하여 <나눔굿>, <도라지꽃> 공연을 올리는 한편 1987년 뜨거운 6월항쟁의 한복판에서는 <바람맞이춤>, <썽풀이춤> 등의 시대춤을 날것으로 보여주었다. 예술이 현실사회에 참여하는 실천적 전범이 된 그의 몸짓은 '우리시대의 춤꾼' 바로 그것이었다.
한국전통춤회를 창립해 전통춤 정립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후진의 교육과 양성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했다, 서울대학교 교수,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2021년 이애주문화재단을 설립한 후 같은 해 5월 10일 타계했다.
5월 11일(수)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공연의 좌석예약과 문의는 이애주문화재단에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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