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리는 이 전쟁을 막고 종식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데 실패했다"며 "이 실패는 거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기된 '유엔 무용론'을 인정하는 발언이다. 그는 "나는 안보리를 개혁할 힘이 없다"고도 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이라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리 차원의 논의를 무력화시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은 26일 총회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사용을 견제하기 위해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 따르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국가는 그 이유를 설명하고 다른 회원국들은 그 이유가 타당한지 토론할 수 있다.
그러나 구테흐스 총장은 안보리와 전체 유엔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키이우, 부차 등을 직접 방문하면서 피력하려고 했다. 그는 "세계가 당신들을 보고, 듣고, 당신들의 결의와 회복력을 존경하고 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포위된 상태인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안전통로 개설을 촉구했다. 앞서 구테흐스 총장과 가진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리우폴에서 유엔의 인도주의적 개입에 찬성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구테흐스 총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이 끝난 직후 키이우 시내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유엔 측은 "러시아의 공습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구테흐스 총장 일행은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독일·오스트리아, 루블화로 가스 요금 결제 검토
한편,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끊으며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연합(EU)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비우호국'의 가스 요금 결제를 루블화로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전에는 유로화와 달러로 결제를 받았다.
러시아는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27일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에너지 기업 우니퍼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경제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루블화 지불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CNN이 28일 보도했다.
우니퍼는 "EU의 제재를 준수"하면서 결제 방식에 대해 러시아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독일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에너지기업 'OMV'도 루블화 결제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5%까지 줄였으며,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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