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내 시·군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거구 획정안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도내 4개 진보정당과 경기민중행동 및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의원 3·4인 선거구가 도입될 수 있도록 경기도 선거구 획정안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경기도 시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공개한 선거구 획정 초안에 대해 "여전히 대다수 선거구를 원칙과 기준없이 생색내기용 쪼개기로 전락돼 다당제 정치개혁을 위한 ‘중대선거구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오히려 나눠먹기식 양당 기득권 정치를 강화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도의회가 이달 15일 본회의에서 의결(재석의원 80명·찬성 55명, 반대 22명, 기권 3명)한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정수와 지역구 시·군의원 선거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31개 시·군의원 전체 선거구를 84개 ‘2인 선거구’와 74개 ‘3인 선거구’ 등 모두 158곳으로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획정위는 △‘2인 선거구’ 80곳 △‘3인 선거구’ 74곳 △‘4인 선거구’ 2곳 등 모두 156곳의 획정안을 마련해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획정안 심의과정에서 고양과 남양주의 4인 선거구 2곳의 구역을 조정해 3인 선거구와 2인 선거구로 전환했다.
또 고양의 3인 선거구 1곳을 2인 선거구로 변경하는 한편, 고양과 남양주에 2인 선거구를 1곳씩 신설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지방선거보다 2인 선거구 11곳 감소, 3인 선거구 12곳 증가 및 4인 선거구 2곳 유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던 획정안은 △‘4인 선거구’ 2곳 → 0곳 △‘2인 선거구’ 80곳 → 84곳으로 각각 늘었다
‘3인 선거구’는 74곳 그대로다.
도의회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해당 획정안을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자 진보 4당 등은 "나눠 먹기식 거대 양당의 의석독식을 멈춰야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선거구 쪼개기 금지는 지방의회의 비례성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였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경기도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안은 비례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지방선거 제도 개혁 취지를 정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지역에서는 정치인들의 도시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찾아볼 수 없고, 당의 눈치만 보며 어떻게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에만 신경 쓰고 있다"며 "시민의 눈이 아닌 당의 눈치만 보다가 공천만 받으면 바로 당선이 되는 선거구조 속에서는 지방자치가 존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거구 획정안 가운데 성남시의 경우 14개 기초의원 선거구 가운데 12개가 2인 선거구"리며 "기존 14개 중 11개가 2인이었고, 3인 선거구가 3개였는데 2인 선거구를 1개 더 늘린 것"이라며 "다당제 정치개혁이라는 민주주의를 더 확대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3인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수개월째 선거를 준비한 후보들은 선거구 자리가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다"며 "최소한 선거구획정을 6개월 전에만 했더라도 피해를 보는 예비후보들이 없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당제 정치개혁은 다양한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 및 혐오와 차별이 없는 정치를 만드는 출발이자, 국민의 삶을 바꾸기 위한 과제"라며 "이번 선거가 다당제 정치개혁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기민중행동 등은 "기본적인 원칙과 형평성 및 합리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이번 선거구 획정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도의회가 의지만 있다면 중대선거구제를 전면 시행할 수 있는 만큼, 도의회는 경기도에 제출하는 선거구 획정안의 내용을 즉각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