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조선소들의 인력난에도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 단기계약의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제지역 대형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외부 위탁 고용계약 반대 및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는 2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30% 인상과 고용보장을 촉구하며 오는 24일부터 전면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도장업체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이전까지는 한두 달짜리 단기계약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 파업투쟁의 성과로 1년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동조합으로 힘을 모아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임금인상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자 대우조선해양과 도장업체들은 1년 계약 기간이 끝나는 4월 30일 재계약을 하지 않고 하청노동자를 해고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는 대부분 일당제 노동자인 하청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시급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단계 하청인 아웃소싱 업체에서 일하라고 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 측이 하청노동자가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의 시급제 전환을 재계약 조건으로 내걸어서 그동안 직접 고용하던 하청노동자를 아웃소싱업체 소속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청업체 의도대로 하청노동자가 하청의 또 하청인 아웃소싱업체 노동자가 되면, 회사는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되고 일이 없을 때는 불법 무급휴업을 강요할 수 있고, 세금이나 4대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든 아웃소싱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해 하청노동자를 내쫓을 수 있다고도 했다.
노조는 사 측이 “조선업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되는데 대우조선해양과 하청업체가 오히려 하청노동자를 대량해고 하려는 것은 첫째, 하청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자 둘째, 하청노동자 저임금 구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꼼수” 라고 비난했다.
이어 “하청노동조합 파괴와 저임금 구조 유지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하청노동자 임금을 대폭 올리지 않고는 조선업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고, 현재 일하고 있는 하청노동자도 계속 조선소를 떠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청노동조합을 파괴하고 하청노동자를 계속 저임금으로 부려먹으려는 하청노동자 대량해고와 아웃소싱 확대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는 25일 월요일부터 전면적인 파업투쟁에 돌입할 것” 이라고 예고했다.
조선하청노조는 대우조선해양에 이달말 고용계약이 끝나는 모든 하청노동자와 재계약, 다단계 하청 아웃소싱 확대 중단, 대우조선해양과 하청업체의 하청노동자 임금 30% 인상을 촉구했다.
이달말 고용계약이 끝나는 업체는 7곳으로 800여 명이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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