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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분쟁의 향후 전개에 대한 4가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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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크라이나 분쟁의 향후 전개에 대한 4가지 전망

[이래경의 매달통신] 격동세계 ④

'이래경의 매달통신-격동세계'에서는 상기 미패권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중국과 아세안의 행보(行步)와 지략(智略)에 관한 몇 가지 문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동병상련의 입장에 처한 아세안 국가들의 실리적 행보와 지략이 한국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The Atlantic Council)>에서 4월 특집으로 발표한 '우크라 분쟁의 전망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를 번역 소개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집단이 현재 지정학적 블랙홀로 작동하고 있는 우크라 분쟁에 대하여 4가지의 시나리오로 전망하고 요약한 것은 자신들도 인정하듯이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기보다는 가능한 전망에 대하여 적정한 대응을 사전에 준비하고자 의도한 것으로 소중한 일독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시나리오에는 세가지 취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로 지난 350여 년간 제3 세계를 탐욕으로 지배하고 이들 고유의 역사를 훼손시킨 서구열강의 식민제국주의 역사에 대해서는 일체의 반성과 성찰을 찾아볼 수 없고 여전히 서구인들의 이익만을 고려하고 있으며, 둘째로 서구 중심의 가치와 제도를 보편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일방적으로강요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항시적인 보편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잠(한)정적 보편성도 전세계인 모두에게 골고루 적용되지 않으면 서구인들이 쌓아온 제국 기득권을 포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치와 제도는 국가마다 지닌 역사적 배경과 현실적 상황조건에 부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푸틴이 국제법을 어기며 전쟁범죄를 범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이라크 시리아 아프칸 리비아 예멘 등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브라운 대학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 숫자가 100만 명(민간인 희생 >40만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예멘 상황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세계의 평화는 푸틴에 의해 격발된 우크라 분쟁의 종식뿐만 아니라 지구촌 모든 분쟁의 배후에 있는 미패권이 사라져야만 가능합니다. 굴기하는 중국을 탓할 일이 아니라 미국 자신이 변해야만 인류 모두가 살아 남습니다. 편집자. 

▲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 반도의 심페로폴 거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심페로폴 EPA

우크라이나 분쟁의 향후 전개에 대한 4가지 전망

우크라이나 분쟁은 세계를 궁지로 몰아넣은 커다란 사건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끝날까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분쟁은 세계사적 사건으로, 탈냉전 시대의 종장이자 갸름하기 어려운 새로운 미래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입니다. 여기에 제시한 시나리오의 스펙트럼은 미국, 러시아 및 중국 등이 모두 관련된 불안정한 새로운 냉전에서부터 뜨거운 열전까지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우크라이나로 제한된 지역전으로 잠정적 봉합; 푸틴 이후 러시아가 새롭게 안정되는 과정에서 수정된 유럽안보 아키텍처의 일부로 편입되는 상황;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전례없는 제재를 가하면서 핵전쟁에 빠질 가능성 등; 우리는 이미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어떤 방식이든 푸틴이 "승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이번 전쟁이 어떻게 종결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네 가지로 작성된 시나리오로 향후 2~3년 동안 국제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적 지정학적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이는 미래를 예측한다기 보다는 주요국들의 의사결정자들이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상상하고 최악의 경우를 방지할 방법을 고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각본을 개발하고자 의도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유일한 확인은 기존의 모든 확신이 산산조각 났다는 것입니다.

1. A frozen conflict 분쟁의 봉합(고착)
2. A double cold war 이중의 냉전구도
3. A nuclear apocalypse 핵전쟁의 재앙
4. A brave new world 새로운 세계의 전개

1. 분쟁의 고착

첫 번째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일반시민들의 희생이 크게 늘어나고, 러시아의 반복되는 암살 위험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에 머물며 항전을 지속하는 상황입니다.

2023년에는 세계 전지역에서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불을 넘어서고,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에서 탈피하려고 모든 노력을 경주합니다. 22~23년 간의 겨울을 맞이하여 유럽연합은 에너지 공급방식을 최적화하면서 산업의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학교시설의 난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수업을 중단하는 등 유럽전체가 불황에 빠집니다. 미합중국은 불황을 면하겠지만, 연료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미국시민들을 화나게 만듭니다. 22년 11월에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석을 상실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적 아젠다를 집행할 능력을 급격하게 상실합니다.

러시아 역시 참혹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거의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능력껏 처리한다 하더라도, 인플레가 급등하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고 생필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러시아 군수뇌부는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면서 성난 올리가르히와 군정보기구(Siloviki) 등이 느슨한 연대를 통하여 푸틴을 권좌에서 쫓아내고 전직 대통령이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를 세우려는 풍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이에 러시아 정보조직인 FSB가 이러한 쿠데타 시도를 차단하고 푸틴은 십 여명의 군수뇌 요인들을 감옥에 수감합니다.

2023년 초에는 분쟁이 소강상태에 빠지고 종전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슐츠 독일수상은 휴전의 중재에 나서고자 합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천 만명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유럽연합으로 이주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시달리는 유럽연합의 여론이 이주민 수용에 대하여 강한 반대를 나타냅니다.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은 상황을 호전시키고자 푸틴에게 달콤한 화해(incentives)를 제안합니다 –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행위를 중단하고 병력을 감축시킨다는 조건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중단.

국내의 압력에 처하면서, 푸틴 역시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겠지만, 돈바스 지역과 크림미아 지역 간의 육로연결을 확보하고 동부의 국경지역을 통제할 만큼 충분한 군사력을 우크라이나에 유지시키려 할 것입니다. 이에 실망한 유럽연합 지도부는 푸틴을 제거하려는 시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올리가르히들에게 적용한 제재를 해지하면서 대응하고자 합니다. 또는 유럽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준다는 가정에서 러시아에서 에너지 수입에 대한 제재를 잠정적으로 중단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 봉쇄정책의 중단을 동의하지 않지만, 2023년 중반 이후에 벌어질 차기 대선 캠페인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연료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면서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을 묵인(Blind-eyes)할 것입니다.

프랑스, 독일, 터어키 그리고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푸틴과 협상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나토(NATO)가 우크라이나 저항군에 무기의 제공을 중단할 것과 동유럽 국가들이 2008년에 제시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젤렌스키는 나토의 가입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양보하고자 하지만, 미국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크라 대통령은 UNSC의 5개 상임이사 국가들(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에 독일과 터어키를 포함하여 7개국이 보증하는 조건으로 중립국화를 수용하고자 합니다. 그러면서도 젤렌스키는 도네스크(Donestk)와 루한스크(LuhansK) 지역의 분리독립을 결코 양보하지 않습니다. 

협상이 교착되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군대에게 무기를 제공하고자 강하게 주장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은 이런 경우에 푸틴이 철수시킨 병력을 재차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러시아와 화해를 희망합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선전하는 동안 미국 대선의 캠페인도 가열되면서, 바이든은 나토 특별회의를 소집하여 추가적인 조치를 결정하고자 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공히 현재의 분쟁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하지만, 유럽의 시민들은 물가 상승과 수백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해야 하는 부담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갑니다.

미국 행정부는 연료가격과 인플레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경제운용의 성과가 미진하면서 2024년 대선에서 패할 것을 염려하게 됩니다. 중동 지역의 이집트는 빵 가격의 폭등에 따른 격렬한 폭동이 일어나면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인들은 아랍의 봄이 재연되면서 지역의 불안정, 테러발생 그리고 대규모 이주민 유입 등을 두려워합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제3국가들에게 러시아의 제제에 참여를 강요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러시아는 예전처럼 유럽지역에 에너지와 자원을 수출할 수 없지만, 가격인하를 통하여 다른 지역의 풍부한 대체수요를 발굴합니다. 서방의 지도자들은 러시아 제재효과가 사라지는 반면에 러시아 국민들이 제재상황에 적응하는 것을 염려하게 됩니다. 푸틴의 제거 계획이 실패하면서, 그는 국가에 대한 통제력을 오히려 강화합니다.

나토 특별회의에서 바이든은 서방의 동맹들에게 2가지 제안을 제시합니다. 첫째 안은 비록 불안한 평화라는 위험요인을 안고 있지만 푸틴과 젤렌스키에게 현재 상황에서 휴전을 통한 잠정적인 평화협상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며, 둘째 안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게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여 우크라이나 전투력 증강을 통하여 푸틴에게 상당한 양보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역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통로인 폴란드와 루마니아 변경의 지원기지를 직접 타격하여 위험을 고조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든이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겠지만, 첫째 안은 아래의 두번 째 시나리오인 '이중의 냉전구도'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둘째 안은 세 번째 시나리오인 '핵전쟁의 악몽' 또는 '과감한 새로운 세계의 구축'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2. 이중의 냉전구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협상은 이미 수개월 간 봉착사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은 서방이 무기지원을 강화하면 현재의 교착적 균형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양측이 평화협상에 이르면 우크라이나를 비동맹인 오스트리아와 같은 중립국가로 만들면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전제 하에 나토동맹 가입을 배제한다는 새로운 제안에 공을 들입니다. 이번 제안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미아의 항구적 합법 지위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공화국의 독립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젤렌스키와 푸틴 간의 휴전협정에 대하여 프랑스와 독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여러 번 압력을 가하지만 성공하지 못합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이며 재건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분쟁 지역을 제외한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가 철수한다는 전제하에 러시아에 가한 제제를 완화합니다. 유럽 사회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지원합니다. 휴전이 진행되고 러시아가 군대를 철수하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슐츠 수상은 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축협상을 포함한 포괄적인 평화회의를 제안합니다.

이러한 제안의 배경은 유럽에서의 신냉전 도래를 배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만, 미국은 이러한 회의 구상에 반대합니다. 미국의 외교정책 엘리트들은 러시아의 정당화될 수 없는 침공에 대하여 대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회의 주요 양당 모두 바이든에게 러시아에게 적용한 가혹한 금융제제를 해지해서는 안되며, 더 나가 마크롱과 슐츠가 시행하는 빈약한 제재를 역으로 재차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은 프랑스-독일의 주도권에 반대하는 동유럽 여러 국가들의 지지를 받습니다.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와 '뉴 스타트(New-START,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감축 협정)' 협약을 철회하라는 의회의 압력을 거부하는 동시에, 현재의 분위기에서 프랑스-독일의 주장하는 나토와 러시아 간의 (재래식 무기) 군축협상을 지지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동유럽 국가들의 대러 지원강화 요구에 부응하여, 미국과 서유럽 동맹들은 동서를 가르는 폴란드와 발틱국가군의 국경에 군사력을 증강하자, 러시아와 벨라루스도 이에 대응합니다.

독일의 무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이행하면서, 슐츠 수상은 유럽연합의 방위력 증강도 같이 촉구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외부의 어떤 침공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프랑스의 핵무기를 강화하려는 제안을 반복합니다. 원유 가격은 일단 내리겠지만 배럴당 75-95불 선을 오르내립니다. 유럽은 핵발전을 포함하여 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22~23년의 불황기를 거치면서 유럽의 연성장은 1.0% 이내로 저하되고 미국은 2.0% 선, 그리고 중국은 5% 이내로 내려 앉습니다. 전세계 성장률이 4.0% 이내로 약화되면서 저성장의 기간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자리를 잡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재개 여부에 따라서 아프리카 일부와 중동지역에서의 물가의 앙등과 폭동의 향배가 결정됩니다.

반면에 러시아의 빈약한 경제회복 여부 그리고 동쪽을 향한 에너지의 수출에 따라 점차적으로 중국과 아시아의 여타 국가에 의존하게 됩니다. 중국과 교역은 벨기에에 위치한 국제결제기구SWIFT를 배제한 채, 양대 국가 상호간의 별도 은행지불방식을 확장하면서 이루어집니다. 러시아와 중국 간 거래의 결제에는 점차 디지털위안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달러의 수요를 줄여갑니다. 중국 역시 수천억 달러의 가치에 해당하는 러시아의 금보유량을 위안화로 전환시키면서 러시아가 필요한 중국상품의 구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합니다.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맞대응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추가하여 중국을 신냉전의 구도로 확산 편입시킵니다. 미국측은 중국의 몇 개 은행들에게 제제를 가하고 서방동맹국들에게 중국의 첨단기업들과 거래를 중단하도록 요구합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중국과 대치하기를 거부하고 싶지만, 미국의 요구에 불응할 수 없는 처지에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칩 등의 수출을 차단하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산업에게도 타격을 가하는 한편 중국으로 하여금 독자적인 기술을 구축하도록 독려하게 됩니다. 미국 행정부는 대만에 대한 전력적인 모호성을 철회하고 중국이 대만에 대하여 침공을 감행할 경우 군사적인 개입을 할 것임을 천명합니다. 그러는 동안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이에 대응하여 중국과 러시아는 정치적 군사적 협력을 한층 심화시킵니다. 시진핑은 미국과 냉전이 확대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는 애국주의적 수사를 반복하면서 중국공산당 내부에서 점증하는 - 시장의 개혁을 추진하고 미국과 타협을 추구하는 - 세력을 억지하고 서방과 체제전쟁을 지지하는 집회를 추동합니다.

이러한 배경을 뒤로 하여 인도 사우디 UAE 베트남 터어키 브라질 등 비동맹 국가들의 연합이 등장합니다. 이들 대부분 국가들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분쟁과는 무관하게 러시아와 친선관계를 유지합니다. 중국과 교역이 주는 경제적 이익으로 북경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되는 지구적인 현안, 즉 기후변화와 일반경제의 현안들, 글로벌 기술표준과 빈곤국가군들에 대한 개발지원 등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인터넷 환경이 더욱 진전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디지털 현안에 대하여 하나의 진영에 가담을 강요하게 됩니다. 세계적 규모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탈세계화가 진행됩니다. 다자적 국제기구인 유엔과 WTO 그리고 WHO 등의 역할이 점차 쇠퇴합니다.

3. 핵전쟁의 재앙

우크라이나의 용맹스런 군대가 러시아의 침공에 열심으로 대항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이 황폐해집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젤렌스키는 러시아와 협상을 거절합니다. 서방 측에서도 무기제공과 인도적 지원을 넘어선 개입이 필요하다는 압력이 거세집니다. 미국과 나토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저항군들에게 지속적인 무기제공을 더욱 강화하고, 폴란드 국경의 안전지대에서 비밀리 군사훈련을 제공합니다. 전쟁이 한층 가열되면서 우크라이나들의 피난 탈출도 한층 속도가 붙습니다. 무장한 민병대들이 러시아 군대가 해방시킨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교전을 진행하는 동시에 서방측에 보다 많은 도움을 요청합니다.

한편 러시아 내의 사정은 서방의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1998년의 금융위기 때보다도 일반국민들의 삶이 어려워집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중산층의 탈러 행렬이 이루어지는데 ㅡ 과학자 기술자 교직원 기술전문집단 40대 미만의 화이트칼라 층이 러시아를 떠나면서 러시아의 미래가 고착될 위험에 처해집니다.

인플레가 고개를 드는데도 크레믈린은 모든 국민들에게 승전의 보너스라는 명분으로 지원금을 배포하여 내수경기를 살리고자 합니다. 모스크바 당국은 밀의 수출을 중단시키고 주요 도시의 생필품과 임대료 가격을 동결시키고, 러시아 경찰은 무모한 우크라이나 내의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반대의 목소리를 제압합니다. 크레믈린은 우크라이나 저항군과 전쟁을 수행하면서 우크라이나 전 지역을 장악하는데 얼마나 많은 군대를 투입해야 하는지 점차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러시아의 정보기관인 FSB가 푸틴에게 폴란드의 안전지대에서 우크라이나 저항군에 대한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다고 보고하자, 그는 아프칸의 악몽을 떠올리며 그러한 지원체계를 붕괴시킬 것을 결심합니다. UNSC에서는 러시아의 종신대사가 폴란드 안전지대에서 미국 CIA의 지원아래 이루어지는 훈련기지 현황과 치명적인 무기저장고의 사진을 공개합니다.

그런 이후 제2차 대전 종식을 장식했던 핵무기의 사용에 대한 지구적인 금기를 깨는 상황이 급속히 진행됩니다. 푸틴은 폴란드 국경근처의 인구가 매우 적은 우크라이나 지역에 전술핵의 사용을 승인합니다. 다만 미국과 나토의 안전지대에 대한 타격을 피하도록 지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핵의 사용은 미국과 나토의 생존여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셈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폴란드 측은 나토규정 제5항에 의거하여 모든 회원국들이 보복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나토는 즉각 비상정상회의를 소집합니다. 미국의 호전 매파들은 비례적으로 상응하는 핵무기로 보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바이든은 푸틴에게 최후의 통첩을 보내는 것으로 정리합니다. 미국은 이제 나토와 러시아 간의 확전을 의미하는 조항의 문구를 사용합니다. 즉, 러시아는 크림미아와 돈바스를 포함하여 즉각적으로 무조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것, 나토 가입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한다는 약속도 취소할 것, 모든 가능한 제제를 한층 강화할 것,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한 전쟁 폐해를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합니다. 이렇듯 러시아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위험을 적시하며 마크롱과 슐츠는 반대를 표하지만, 유럽 내에서 발생한 전례없는 핵충돌이라는 후폭풍으로 격앙된 분위기에서 이들은 표결에서 패합니다.

푸틴은 협상에 동의하지만, 미국과 동맹들이 제시한 조항을 거절합니다. 이에 나토는 러시아와 접한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 군사기지에 재래식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들을 파괴합니다. 이러한 나토의 공격을 제2차 대전 당시의 나치군과 비유하며, 푸틴은 러시아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내고, 그를 제거하고자 하던 러시아 엘리트 층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러시아는 보복대응으로 이번에는 폴란드의 국경을 넘어선 지역에 여러 발의 전술핵을 사용합니다.

이제 상당한 핵무기들이 쌍방 기지들을 타격합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주요 군사기지를 목표로 삼고 러시아는 독일 내의 나토기지들과 괌 및 알래스카에 있는 미군기지를 목표로 삼게 됩니다. 군사시설만을 타격하지만 이미 수천 수만 명의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게 되고 낙진에 따른 추가적인 사망사고를 염려하게 됩니다. 미국과 러시아 공히 인공지능기술을 사용하고 우주공간을 활용하면서 상대방의 핵무기 통제사령부를 무력화시키는 공세적인 사이버공격을 시행합니다. 유럽지역에만 집중되었던 제2차대전과는 달리, (프랑스와 함께 호전적인 양측을 중재하려고 노력했던) 중국조차 그리고 중동과 아프리카 라틴 지역까지 비동맹의 중립적 위치에서 벗어나면서 결국 제3차대전이 시작됩니다.

4. 새로운 상황의 전개

상기 “핵전쟁의 재앙”에서 묘사하였듯이, 러시아는 폴란드 안전지대에서 우크라이나 저항군을 훈련시키고 무기를 제공한 미국/나토의 기지를 전술핵으로 타격합니다. 이에 미국에서는 보복대응으로 러시아의 도시를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하자는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이를 핵전쟁의 아마겟돈(세상의 종말)로 인식하는 유럽지도자들을 경악하게 만듭니다. 유럽은 워싱턴 당국이 군사적 보복행동을 보류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한편에, 중국은 러시아에게 핵무기 사용을 포기하도록 경고를 하면서 개입합니다.

80년 만에 일어난 핵무기의 사용이 주는 충격은 제1차 대전을 야기한 Franz Ferdinand 제후(ArchDuke) 암살의 '핵전쟁 버전'이라는 광범한 공포를 촉발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즉각적으로 평화회의를 소집하고 중국 이스라엘 그리고 유럽연합이 긴밀히 협력하여 상황을 진정시킵니다. 우크라에 휴전이 강제되고 유럽안전협력기구OSCE와 유엔 평화유지군(중국의 인민해방군도 참여)가 지역을 관리합니다. 이후 9개월간 협상을 통하여 전쟁 당사자 간에 합의를 통하여 러시아가 동의한다는 전제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대신 러시아에 가해진 서방의 제제를 중단시킵니다.

합의 사항으로 우크라이나는 국민투표에서 승인한 연방헌법에 따라 동서간의 전략적인 완충지대로서 중립국가를 표명하게 됩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과 경제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한편, 러시아의 우려를 진정시키면서 동부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촉진하고 푸틴의 유라시아 경제연합 구상에 참여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와 러시아 간에 이루어진 재래식 군축합의와 신뢰구축의 조치라는 범위 안에서 자위적인 재래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크림미아 지역은 유엔의 감독하에 이루어진 시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러시아의 지역으로 편입이 인정되며, 유럽의 안보조치로서 서유럽은 미국과 동유럽국가들이 2008년에 제시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동맹에 가입시킨다는 약조를 성공적으로 무효화시킵니다. 재편성된 OSCE기구는 지역의 안전보장에 보다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되, 나토의 헌장이 추구하는 개방문호(Open-Door)정책은 문서상으로 유지합니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이라는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에 대한 전지구적 방어조치를 취하면서, 유엔사무총장은 모든 전술핵무기를 금지하는 노력을 주도하며, 궁극적으로 핵무기 전체를 해체하는 목표를 추구합니다. 유럽 전역에는 물론 핵무기폐기의 운동이 일어납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START-III 협상을 진행하여 각자 핵탄두 숫자를 1000개로 축소하는데 동의합니다. 추가적인 합의를 통하여 재래식 무기 역시 축소하는 것에도 역시 동의합니다.

상기의 평화협상을 통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킨 후에 러시아에서 2024년 선거를 통하여 일단의 올리가르히 집단과 군수뇌부 그리고 정보기관 책임자들이 푸틴에게 최후의 통첩을 전합니다 – 퇴임하든가 전범재판을 수용하든가. 이에 푸틴은 퇴임을 결정하고 자신의 별장에서 회고록을 저슬합니다. 러시아는 개혁을 추구하면서 미국과 서방과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며, 한때 추방당했던 기업인 미하일 호도르콥스키(Mikhail Khodorkovsky)과 푸틴에게 반대하여 수감생활을 하였던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 간에 연합정부를 구성하게 됩니다. 새로운 정치지도 하에서도 러시아는 경제를 개혁하고 다양성을 회복하는데 수 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며, 점차적으로 서방 측과 신뢰를 쌓고 관계를 새롭게 형성합니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평화협상은 전세계에 걸쳐 경제적 반등을 가져옵니다. 모스크바 당국에게 금융적 구제를 거부하는 등 러시아에 압력을 행사하면서 분쟁의 중재에 노력을 다한 중국은 이제 미국과 관계회복을 추구합니다. 이는 경쟁적인 공존의 구도를 인정하면서 여전히 첨단기술과 금융분야에서 전략적인 단절을 진행하는 한편에 양대 강국 간에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연방의회는 행정부에게 대만과 동남 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인 자세에 대하여 대응의 조치를 결코 완화시키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정을 주도하면서 더욱 강력해진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워싱턴 당국을 긴장시키지만, 양대 강국 간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서로를 견제합니다. 가치를 공유한 동맹국가들과 민주주의에 대한 합의 그리고 무역과 기술기준에 대한 표준설정으로 중국의 야심을 견제하고 WTO의 개혁을 통하여 중국산업 정책의 규모를 축소시키도록 압력을 가합니다.

푸틴 이후의 러시아 그리고 서방과 협력적인 중국과 함께 하면서 G20는 위상을 드높이고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윤리기준 등 지구적 가버넌스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기 시작합니다.

결언 :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Closing : A new world, whatever the scenario)

위의 시나리오들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둘러싼 갈등이 어떤 궤적을 취하는지에 따라 지정학이 변형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면에서 지정학적 체스의 말은 이미 적대행위가 발생하기 전과는 다른 위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은 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독일이 75년 간의 상대적 평화주의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과 연합하여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등 많은 사람들이 미리 예측한 것보다 이번 위기에서 매우 강력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번 분쟁은 보다 광범위하게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새로운 자극을 제공했습니다. 휴전과 평화협정이 있더라도 러시아의 쇠퇴는 가속화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맞서기 위해 아시아로 선회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이 폐기됩니다. 미국은 바이든의 남은 임기 동안 유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보다 많은 자원과 병력을 유럽에 보낼 것입니다.

중국에 관해서는 보다 많은 열린 질문이 있습니다. 시진핑이 푸틴과 친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분쟁은 중국이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과연 시진핑이 그것을 기회로 잡을까요?

- 유럽의 타격과 각성
- 러시아의 쇠퇴
- 중국이 처한 새로운 위기
- 미국의 씁쓸한 성공
- 비동맹 움직임의 발단.
- 개발도상국들이 쌓아온 수십 년 성과의 소실

글로벌 위기는 일반적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평화를 가져오거나 반복되는 갈등의 연속을 연출하는 무대를 설정함으로써 끝납니다. 1919년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빌헬름의 독일을 "붕괴하는 카르타고식 평화"라고 평가했던 베르사유 조약은 표면상으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시켰지만 실제로는 보다 치명적인 제2차 세계대전의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대조적으로, 1814~1815년 비엔나 회의는 나폴레옹뿐만 아니라 프랑스를 패배시킨 사람들을 포함하여 20년 간의 갈등을 끝내고 주요 유럽열강들 사이에 거의 100년 동안의 평화를 가져왔습니다.

상기 시나리오에서 알 수 있듯이, 서방이 보다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를 원한다면 전략적 공감을 갖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인식된 공동의 이익, 레드-라인, 최소한의 요구사항 등을 파악하여 양국의 차이를 조정하는 장기적 솔루션을 찾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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