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첫 공판에서 "검찰이 퇴직금을 뇌물로 짜맞추려다 공소사실을 억지로 만든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곽 전 의원은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왜 구속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곽 전 의원, 김만배 청탁 받아'... 아들 통해 뇌물수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의 청탁을 받은 뒤, 자신의 몫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공소 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씨가 사택에서 나와 전셋집을 구할 때 대여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회삿돈 5억 원을 줬고, 퇴사한 후에는 김씨가 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건넸다.
검찰은 세금 등을 빼고 19억 또 전세금으로 빌려줬던 5억을 합해 총 뇌물액을 25억 500여만 원으로 계산했다.
곽 전 의원 "아들 50억, 관여한 것은 단 한 푼도 없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은 "검찰에서 아들이 돈을 받은 것을 제가 받았다고 한다"며 "아들 계좌 추적 자료를 보면 제가 관여한 것은 단 한 푼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김만배로부터 청탁을 받지도 않았고, 돈을 요구한 적도 없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왜 구속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곽 전 의원 측은 “피고인은 국회의원 재직 당시 아들이 근무하는 화천대유 관련 일은 철저히 회피했다"며 "병채씨가 수령한 돈은 알선과 전혀 관련이 없고 그 돈이 청탁 대가라는 묵시적 합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는 김씨 측도 병채씨에게 준 50억 원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50억 원이 큰돈이긴 하지만 사업이 크게 성공해 다른 임직원에게도 막대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고, 조카처럼 아끼던 병채씨가 건강이 악화돼 보상을 하려고 많은 금액을 준 것"이라며, "곽 전 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뇌물을 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7일 2차 공판 기일을 열기로 하고, 대장동 사업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심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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