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확인했다.
11일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8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간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무기 지원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 "추가지원 요청이 있었다"고 답했다.
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장관은 가능하면 대공무기체계 등을 지원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서 서욱 장관은 우리의 안보 상황과 군의 군사대비태세의 영향성 등을 고려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체계 지원은 제한된다는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방탄 헬멧과 의약품 등 10억 원 상당의 20여 개 품목을 지원한 바 있으며 추가 지원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를 통해 추가 지원 목록에 미사일 등 살상 무기는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서방의 제재 등에 동참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관계를 일정 부분 관리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러시아가 부차 지역 민간인 학살 의혹에 이어 지난 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50명이 넘는 민간인을 사망하게 하는 등 전쟁 범죄 수준의 군사 행동을 벌이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국내외적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정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계획된 국회 화상 연설에서 무기 지원을 공식화할 경우 이같은 여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와 함께 인근 지역에 위치한 슬로바키아 등이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했거나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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