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은 최근 남세종농협이 300여억 원대의 자본을 투자해 세종시 보람동에 지으려다 포기한 대규모 건물에 대한 의혹에 대해 집중 취재‧보도했다.
이 사안은 남세종농협이 지하 3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 2778㎡ 규모의 대형 건물을 신축하려다가 돌연 중단한 이유, 건물신축을 중단함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의혹 등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남세종농협 측은 <프레시안>의 취재가 시작되자 “자기자본비율 100%를 초과해 지을 수 없었다”, “세종시의 발전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지점을 신설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건물 신축을 포기했다”라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와 주고 받은 공문을 확인해 본 결과 남세종농협 측의 주장과는 달리 고정자산 투자 100억 원 이상인 경우 중앙본부의 승인사항이라는 것이 드러나 남세종농협 관계자들이 건물 신축을 추진하면서 농협중앙회의 지침 또는 내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건물 신축을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도시의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시청지점과 소담지점 등 2개의 지점을 신설하려고 해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로 인해 보람동 건물 신축을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프레시안> 취재에서 확인됐다.
특히 건물 신축을 하지 않기로 해 설계비와 건축허가비 등 수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투자자인 조합원들에게 제때에 정확히 알리지 않은 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의혹으로 남게 됐다.
필자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또 다시 ‘공금을 아무렇게나 사용’하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풍토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지난 2019년 9월부터 <프레시안>은 세종특별자치시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와 쪽지 예산을 활용한 인근 도로 개설에 관해 집중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프레시안>의 보도를 접한 많은 세종시민들은 시의원들의 부적절한 행태에 의원직 사퇴 요구 등 분노를 표출했으며 <프레시안>에는 큰 격려가 답지했다.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문제점이나 이번 남세종농협의 문제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공금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남세종농협은 조합원들이 우리나라 농업과 농협의 발전을 위해 믿고 맡긴 돈을 마치 자신들의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는 양 사용했다.
그리고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욱 취재‧보도를 성실하게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남세종농협 조합장은 이번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결제만 했을 뿐 농협 직원들이 한 일”이라며 잘못을 부인했다.
그러나 “전결사항이 아니고 조합장도 직접 결제를 했다면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톨의 쌀알을 수확하기 위해 한여름 뙤약볕에서 노력해 모은 돈을 농협을 믿고 아낌없이 투자해준 조합원들에게 정중히 사과를 하는 것이 조합장을 비롯한 남세종농협 임원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일장춘몽이라고 했던가? 현직에 있을 때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 땐 그랬었지’라고 회고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 지 안타깝기만 하다.
부디 경영자 내지는 책임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모든 분들은 공금을 마음대로 써도 되는 돈이 아니고 내 돈처럼 생각하고 아껴 쓰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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