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문화원은 하동군의 지원을 받아 금석문을 조사 하던 중 하동군 옥종면 대곡리 일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성혈(性穴) 유적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강태진 문화원장과 조사팀이 최근 ‘구암대(龜巖臺)’ 금석문을 조사하던 중 바위면에 성혈을 처음 발견했다.
‘굼’·‘알구멍’ 등으로 불리는 성혈은 농경사회에서 다산(多産)과 풍요(豊饒)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식으로 행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성혈은 바위면에 크고 작은 둥근 구멍을 뚫은 것으로, ‘굼’·‘알구멍’ 등으로 불리는 선사시대 암각화이다.
강태진 원장은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 측에 현장 확인 조사를 의뢰하고 현장 합동 조사를 벌인 결과 ‘구암대’ 바위면에 성혈 600여개, 연접해 있는 동쪽 바위면에서도 50여개를 확인해 우리나라 최대 규모임을 확인했다.
구암대에서 하천을 따라 서쪽으로 약 600∼700미터 지점 사이의 대형 바위면에서도 다수의 성혈과 함께 윷판형 암각화 2개가 확인되고 있다.
유적이 위치한 곳은 덕천강에 합류하는 소하천(북방천)의 북측 구릉 말단부에 해당된다. 주변에는 정수리지석묘, 띄밭골 유적을 비롯해 다수의 청동기시대 유적이 위치하고 있다.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동검암각화가 출토된 본촌리 유적과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유적인 대평리 유적 등이 위치하고 있다.
차영길 경상국립대박물관장은 “이번 발견된 유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성혈 유적으로 이렇게 많은 성혈이 뚫려 있다는 점에서 당시인들이 이곳을 오랜 기간에 걸쳐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왔고, 이곳 일대 사람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행위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강태진 원장은 “이곳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풍류를 즐기던 구암대가 있던 곳이기도 해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오랜 세월동안 우리 선조들이 머물던 문화공간임이 분명하다. 앞으로 경상국립대박물관과 함께 더욱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그 가치를 밝히고, 하동군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동군과 하동문화원,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은 지역민이 유적의 가치와 보존관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초조사 내용을 알리고, 상호 협의를 통해 향후 계획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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