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보람동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 포기
②남세종농협의 미숙한 업무처리
③순서 바뀐 건축설계 계약으로 수억 원대 손실 초래
④조합원들에게 건축 포기 사실을 밝히지 않은 배경
농협 규정도 모르고 시설차입금 요청
남세종농협은 지난 2015년 7월17일 농협중앙회(이하 중앙회)에 보람동에 지을 예정인 건물에 대해 중앙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고정투자신청을 한데 이어 5개월여 뒤인 같은 해 12월8일에는 중앙회에 시청지점과 소담지점 등 2개 지사무소 설치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다.
<프레시안>이 남세종농협으로부터 입수한 지난 2015년7월17일에 중앙회에 보낸 고정투자신청 공문에 따르면 남세종농협은 고정투자예상금액을 대지 34억 1400만 원, 건물 227억 6100만 원, 기계장치 14억 1000만 원, 기타 통산 36억 5900만 원 등 총 312억 4400만 원으로 중앙회에 보고했다.
또한 2015년 3월말 현재 투자여력을 112억 7400만 원이라고 밝혔으며 건물을 신축하는데 필요한 312억 4400만 원 중 이미 지출한 토지매입비용 34억 1400만 원을 제외하고 건물 신축비용 227억 6100만 원 중 30억 원을 중앙회에 시설차입금으로 요청했다.
남세종농협은 이외의 부족분 84억 8700만 원에 대해서는 매년 10여억 원씩 조합원 출자금을 5년간에 걸쳐 56억 원을 마련하고, 5년간 제적립금(당기순이익) 추정치를 30억 2800만 원으로 잡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나 건물 신축과 2개 지점 신설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남세종농협의 바람과는 달리 중앙회는 대규모 신축물 신청을 남세종농협 마음대로 추진할 수 없으며 건물 신축을 승인해주는 경우에는 지점의 신설도 승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회가 2016년 1월8일 남세종농협에 보낸 회신 공문에는 ‘투자규모 100억 원 이상의 신축은 중앙본부 승인사항’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이를 승인하는 경우 지사무소 신설‧이전 등 신규고정투지는 승인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남세종농협이 건물 신축을 하면서 100억 원 이상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 중앙회에서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와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건물 신축에 필요한 비용의 차입만 요청한 것이어서 미숙한 업무처리를 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처음 <프레시안>과의 취재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에 자문을 받은 결과 자기자본 비율 100%를 넘는 건축은 할 수 없다는 자문을 받았는데 건물을 지으려던 2015년 당시 남세종농협의 자기자본은 70여억 원이어서 건물신축을 할 수 없었다”라고 답변했으나 남세종농협과 중앙회가 주고 받은 공문에는 자기자본 비율 100%가 아니고 ‘투자규모 100%가 넘는 신축은 중앙본부 승인사항’으로 돼 있고 자기 자본도 70여억 원이 아닌 112억 7400만 원으로 나타나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업관련업종만 입주할 수 있어 공실이 많을 것을 우려해 포기했다?
남세종농협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최초 취재당시 “세종시의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8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으로 결정돼 8층으로 지어야만 하고 농업관련업종만 입주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아 대규모 건물을 짓는 경우 제대로 임대를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포기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2016년 9월27일 건축허가서를 교부하면서 첨부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의거해 ‘3-2생활권 농업관련시설용지 건축물 허용용도‧건폐율‧용적률‧층수’표에는 건축물 허용용도를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2조(공공시설의 범위) 3호 바목의 시설, 건축법 시행령 별표2(용도별 건축물의 종류)에 의해 제1종 근린생활시설과 옥외철탑이 설치된 골프연습장, 종교집회장, 제조업소, 수리점(차량), 장의사, 총포판매소,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다중생활시설을 제외한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권 장외발매소, 마권 전화투표소, 경마장, 경륜장, 경정장, 자동차경주장을 제외한 문화 및 집회시설과 판매시설, 운동시설(옥외철탑이 설치된 골프연습장, 체육관, 운동장 제외), 업무시설, 공장, 창고시설, 관광휴게시설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최고층수를 ‘8층 이하’로 못 박고 있어 행복청이 건축허가서를 교부할 때 ‘8층 이하로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렸음에도 남세종농협 내부에서는 ‘8층으로 지어야 한다’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어 농업관련업종만 입주할 수 있고 8층으로 지어야만 한다고 소문난 배경에 의혹을 갖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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