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위 '선거브로커'들이 통신사 주소지 변경을 통해 여론조사를 왜곡시키는 행위가 암암리에 광범위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선거브로커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정치개혁을 위해 '그들의 인사권 요구와 여론조작 시나리오'가 담긴 녹취록 내용을 공개하며 7일 전주시장 예비후보직까지 내던진 더불어민주당 이중선 전 청와대행정관은 중앙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따르면 "브로커 B씨는 당차원의 여론조사에 대비해 권리당원들이 휴대전화 주소지를 옮겨 여론조사 전화를 받게 하는 방식으로 민심을 왜곡시켰다"는 것.
또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자 "캠프를 떠나 조직적으로 자신에 대한 음해성 소문을 내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아무 일도 못했다"면서 "선거브로커들의 부당한 요구에 무릎꿇을 수 없고 그들이 지방선거를 좌지우지하도록 그냥 둘 수 없어 후보 사퇴와 함께 관련 녹취록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전 행정관은 "당차원의 여론조사에 이같은 브로커 조직이 상당 부분 개입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행정관은 또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호중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보지 말고 차제에 ‘시스템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벌어지고 있는 조직을 활용한 일명 ‘콜떼기정치’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인구대비 권리당원이 기형적으로 많은 호남의 현실에서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라는 현재의 경선방식은 조직을 만들라는 얘기고 조직을 만들라는 것은 돈을 쓰라는 얘기"라면서 "이 덫에 걸려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당선 후에 고통을 받는지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행정관은 또"지난 2018년 모 후보가 거론했던 100억대 수의계약 사건을 전면 재조사해달라"고 수사당국에 요청하면서 "수사당국에서 요청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 전체를 제출하고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브로커조직은 후보선거캠프마다 찾아 다니면서 후보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조건으로 당선 후 인사권을 요구"하면서 휴대전화 주소지 변경 등을 통한 여론조작에도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특정한 주소지(후보자의 선거구)로 청구지 이전 등 주소 이전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여론조작에 결탁한 후보가 적발되면 후보자격 박탈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윤준병 공관위원장은 "최근 다른 지역 유권자에게 통신사 주소를 특정한 주소지로 변경하도록 권유 또는 유도하는 행위가 보도됐다"면서 "여론조작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지방선거를 방해하는 행위에 결탁한 후보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공천 적합도 조사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 관련 가상번호 신청시 통신사가 실시간으로 해당 선거구의 대상자를 추출하는 방법을 조직적으로 악용하는사례가 감지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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