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갈등을 야기하고 통합을 해치는 세력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갈등과 분열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윤 당선인의 입장에 동조했다. 두 사람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장애인 단체와 설전을 주고받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준석 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1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고 통합을 해치는 것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세력인지, 우리가 막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서로 정치적 견해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지만, 공동의 방향과 목표를 공유한다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전쟁 때 국민이 일치단결하지 않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가 없다"면서, "지금은 총으로 싸우는 전시는 아니지만, 국제적인 위기와 국내적인 정치·경제·사회 위기들은 사실 전시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합당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는 하나 된 단결과 통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위원회가 새 정부가 국정을 수행해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되고 막연한 정치·사회·경제적 갈등을 해결하는 통합 논리가 아니라 개별 이슈마다 의미 있는 좋은 결론을 도출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한길 위원장은 "당선인의 뜻을 받들어 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들이 함께 대한민국의 갈등과 분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모아 나갔으면 좋겠다"며 "세대와 계층과 지역을 통틀어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 발언이 특정인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당선인) 말씀의 요지는 통합이란 것이 대부분 거대 담론에 그치고 학문적 접근에 그치는 예가 많기 때문에 그보단 구체적 이슈를 갖고 어떻게 갈등과 분열로 연결됐는지, 벽 허물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통합위에서 논의했으면 좋겠다 하는 말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당일 사의를 표한 김태일 장안대 총장에 대해선 "훌륭하고 좋은 분"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 총장을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앞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배치되는 칼럼을 언론에 기고한 사실이 알려져 당 내부에서 반발을 샀고, 이에 임명 당일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공개 회의 후 한 분이 '통합위원회 일원으로 일한다'라고 하니 (주변에서) '왜 윤석열 당선자를 돕냐'며 단톡방(단체 대화방)이 몇 개가 폭파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양분돼있지 않나 싶다"며 "아마 김태일 교수님의 경우에도, 그분은 특히 상당히 중도적인 분이다. 양쪽에서 아마 그런저런 말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 당선인은 오는 3일 거행되는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통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됐다"며 "당선인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4.3 추념식에 보수정부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가 없는 데다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하는 것도 윤 당선인이 처음이어서 이념 대결을 넘어 화해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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