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경북불교문화원은 구 안동역사 일원에 소재한 경북 안동 운흥동 오층전탑(安東 雲興洞 五層塼塔)의 가치를 조명하고 문화재 발굴조사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한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31일 안동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지난해 경북불교문화원 설립 이후 처음 개최된 학술행사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봉정사, 안동 대원사가 후원했다.
안동역사가 새롭게 이전하게 되면서 구 역사 일원의 개발과 관련한 여러 의견들이 분분한 상황에서 국가문화재에 대한 가치 조명의 필요성 또한 지역 불교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운흥동 오층전탑은 인근 법흥사지 칠층전탑(法興寺址七層塼塔)과 함께 안동 지역의 전탑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다.
조선시대 편찬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 ‘영가지(永嘉誌)’ 등에서 과거 전탑 일원에 법림사(法林寺)가 있었다고 전하나 현재는 모두 소실되고 전탑과 당간지주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전탑은 원래 칠층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허물어져 이후 5층으로 다시 쌓아 올렸다고 전해지며 1963년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56호)로 지정됐다.
운흥동전탑은 일제강점기 안동역이 신설되면서 철길로 변해 현재까지 이어졌으며 단 한 번도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학술포럼에서는 경북불교문화원 박순 박사가 기조강연에서 ‘전(傳) 법림사지의 원형 회복을 위한 한 두 가지 고찰’을 주제로 법림사와 관련된 기록을 통해 가람의 모습을 유추해 보며 오층전탑과 당간지주의 현재 모습을 백 년 전의 모습과 비교해 원형에 접근해 봤다.
또한 안동 구 역사의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문화재법에 근거해 발굴 또는 지표조사 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하며 그 결과에 따라 개발계획에 대한 수정 등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기조 강연 이후 3가지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먼저 안동대학교 동양철학과 전성건 교수는 ‘법림사 오층전탑과 화엄세계: 종교신학과 사회철학의 관점에서’의 주제로 다르마의 사찰 법림사와 불교 의례의 전당 칠층전탑이 전통문화의 산실 안동에 원융무애의 화엄세계를 창조했으며 이러한 화엄세계는 종교신학의 목적지이자 사회철학의 종착지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안동대학교 사학과 태지호 교수는 ‘법림사지 전탑을 활용한 불교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 제언’에서 법림사지 전탑의 활용을 중심으로 한 불교 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을 다뤘다.
우선 법림사지 전탑의 역사성, 예술성, 대중성, 활용 가능성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후 안동 지역의 불교 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으로서 미디어 파사드, 증강현실, 가상체험관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 주제발표로 안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신호림 교수는 ‘사라진 이야기의 흔적: 법림사와 오층전탑의 편린들’에서 사찰과 탑에 대한 이야기가 건립 과정과 종교적 정체성을 담아내며 이야기는 단순한 유희적 산물이 아니라 사찰의 역사와 탑의 의미를 후대에 전달하는 또 다른 형태의 지식체계라고 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현재 법림사와 오층전탑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이야기의 편린들이 이곳저곳에서 발견될 뿐이며 따라서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법림사와 오층전탑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하고 추후에 계속해서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경북불교문화원 호성 이사장은 “이번 학술포럼을 시작으로 지역 불교문화재에 대한 발굴을 이어가며 화쟁(和諍)에 바탕한 사회통합과 지역문화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며 이번 학술포럼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경북불교문화원은 지난해 사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 시대 상황에서 화쟁의 불교 이념을 시대정신으로 부각하고 나아가 종교적 경계를 넘어 문화운동으로 확대시켜 사회에 기여코자 하는 목적에서 설립됐다. 현재 경북도 한글서체 개발, 훈민정음 해례본 찾기 발굴조사 등 지역민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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