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체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원내대표로서 대선 패배에 책임있는 지도부 일원인 윤 위원장에게 당 수습을 맡기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리더십 진공상태를 채울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아 제기되는 이재명 후보의 역할론을 놓고도 찬반론이 부딪히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이번 패배 지도부가 사퇴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패배의 책임을 지기로 했으면 윤호중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6월 지방선거 패배는 물론이고 당 분열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민주당의 쇄신을 원하는 의원들을 설득해 윤 원내대표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데 앞장설 생각"이라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의 상징 중 하나가 위성정당 문제다. 윤 비대위원장이 민주당 위성정당을 만들 때 사무총장이었다. (또) 원내대표를 하며 언론·검찰개혁 등 개혁 입법 하나를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1일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이 윤 비대위원장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했다"며 "그 정도 지적을 하면 보통 '다음 비대위원장이 뽑힐 때까지만 하겠다'고 하는 게 상식인데 끝까지 맡아보겠다고 하는 모습이 보기가 그랬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것들이 쌓여서 국민이 민주당을 불신했고 대선 패배로 이어진 것 아니냐"며 "대선과 바로 맞닿아 있고 우리로서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대선만큼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상임고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웅래 의원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선 패배의 대표적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총사퇴하고 혼자만 남아서 돌려막기로 하는 거에 대해서 이제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최고위원회에서 (윤호중 비대위로) 결정을 했는데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 아닌가"라고도 비판했다.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권지웅 청년선대위원회 위원장 등이 비대위에 합류한 것에 대해 노 의원은 "외부 청년 인사들에게 문호가 확 열린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임시방편적으로 우리가 꼭 필요할 때만 청년 여성들을 비대위원으로 한다고 해서 우리 당이 청년정당으로 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노 의원은 김두관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이재명 조기등판론'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당 역학 구도상 아직도 패권·진영 정치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합의를 이뤄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 전 후보는 지금은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그냥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으로 봐도 본인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 위원장이 원내대표로서 지도부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함에도 비대위원장을 맡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2030의 새로운 인물들이 비대위의 구성 멤버로서 참여해서 기대도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분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민주당이 국민의 민심에 바탕을 두고 민심에 부응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이 후보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너무 섣부르다고 생각된다"며 "어쨌든 대선에 패장으로서 일단의 책임 부분도 있고, 또 지도부도, 송영길 대표도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터에 장본인인 이재명 후보가 또 나선다는 것도 그것도 모양상 안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내시고 퇴임하시는 것이 보기도 좋고, 또 다음 대통령한테 미룰 일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사면했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되실 분이 같이 뜻을 맞춰서 하면 좋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거듭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김부겸 국무총리 유임설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좋은 지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 정부 출범부터 총리 인준을 두고 여야 간에 씨름하고 격돌하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을 수행했던 김 총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당분간 수행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연적으로 공조하고 협치해야 하므로 그 지혜를 잘 발휘하는 선례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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