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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미래 선택하는 표 포기할 수 없죠" 경기지역 투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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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미래 선택하는 표 포기할 수 없죠" 경기지역 투표 열기

지난 19대 보다 투표율 높을 듯…일부 투표소 각종 소동·소란도 이어져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린 소중한 한 표를 버릴 순 없죠."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경기도내 각 투표소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도내 선거인 수는 1143만3288명으로, 전국 확정 선거인 수 4416만8510명의 25.8% 수준에 달한다.

만 18세 청소년부터 121세의 도내 최고령 유권자까지 연령대의 폭도 컸다.

한편, 오후 6시 기준 도내 투표율은 75.2%(859만6225명·잠정 추산)로, 전국 평균 투표율 75.7%보다 0.5%p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날 투표참여자 468만2610명과 사전투표자 391만3615명을 합산한 수치다. 이날 오후 1시 이후 공개된 투표율은 우편·관내 사전투표율이 합산됐다.

다만, 지난 19대 대선 동시간대 투표율 72.5%보다는 2.7%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희망하는 유권자들

이날 도내 31개 시·군에 설치된 총 3265개 투표소(전국 1만4464개)는 이른 아침부터 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오전 5시 30분께 안양시 동안구 삼성래미안아파트에 설치된 ‘비산1동 제5투표소’ 앞에는 아직 해가 뜨기 전임에도 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유권자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면서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에는 이미 100여 명의 유권자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오전 6시 10분께 과천시 갈현동 과천제이드자이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된 ‘ 갈현동 제5투표소’ 역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시작된 상태였다.

▲9일 의정부시청 2층 대강당에 마련된 '의정부2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차례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황신섭)

유권자들은 투표소로 입장하기 전 선거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체온 측정과 투명 비닐장갑 착용에 이어 신분증 확인을 받은 뒤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한 뒤 귀가했다.

이 같은 유권자들의 투표열기는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뜨거웠다.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의정부2동 제3투표소(의정부시청 2층 대강당)’도 30여 명의 유권자들이 안내에 따라 투표에 참여했다.

김민국(47) 씨는 "그동안은 정당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했는데, 이번에는 내 삶과 연관된 공약을 발표한 후보를 찍기로 했다"며 "입으로만 국민을 외치는 정치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오전 9시 30분께 포천시 송우초등학교에 마련된 ‘소흘읍 제1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김은정(22·여) 씨는 "젊은 세대의 투표가 낡은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자들의 공약과 평소 언행, 정치 철학을 두루 살펴 최종 지지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평택 세교동 제2투표소(세교도서관)’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이모(30·여) 씨는 "내 집 마련이 어려워져 부동산 정책을 잘 펼칠 것 같은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평택 모산초등학교에 설치된 ‘평택 동삭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김제범)

역시 이른 아침부터 많은 유권자가 찾기 시작한 ‘평택 동삭동 제1투표소(모산초등학교)’에서 투표 안내를 맡고 있던 최모(50) 씨는 "아침부터 많은 주민들이 투표하러 오셨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만큼,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전 10시께 ‘화성 병점1동 제3투표소’로 지정된 화성시 병점1동행정복지센터 일대는 모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활기를 보였다.

인근 상인 권모(53·여)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투표 겸 외출하는 주민이 늘어나면서 조금이나마 상가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며 "꼭 차기 정부에서 훌륭한 정책을 마련해 보다 살기 좋고, 활력이 넘치는 동네가 되길 기대한다"고 소망을 나타냈다.

수원시 영통구 황곡초등학교의 ‘영통1동 제2투표소’도 학교 정문부터 투표장이 마련된 건물 2층까지 긴 줄이 늘어선 가운데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유권자부터 휠체어나 목발을 짚은 채 힘겹게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장시간의 기다림도 즐기는 모습이었다.

다만, ‘확진자 대기장소’와 ‘격리자 대기장소’가 건물 바로 앞에 설치돼 투표를 기다리는 줄과 가까운 것을 본 일부 시민들은 "비록 야외고 지금은 확진자가 없긴 하지만, 비확진자들의 동선과 너무 가깝다 보니 괜히 감염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며 "저녁에 투표를 위해 찾는 확진자와 투표를 마치고 귀가하는 비확진자의 접촉도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9일 파주시 ‘운정3동 제2투표소'의 모습. ⓒ프레시안(이윤택)

한편, 이날 생애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안성 만정초등학교(공도읍 제10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모(20·여) 씨는 "지난 2020년 4·15총선 당시 고3 학생이었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직접 투표를 참여해 보니 기쁘면서도 떨리고 긴장됐다"며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각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운정3동 제2투표소(한빛중학교)’에서 첫 투표에 나선 김모(19) 씨는 "첫 투표에 임하게 돼 많이 설렜었는데 정작 선거운동기간 각 후보들의 모습을 보니, 서로 헐뜯고 비난하며 깎아내리기만 하는 것 같아 실망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오늘의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모습과 달리,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도록 앞으로의 5년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한 시민들

대부분 즐거운 표정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유권자 중에는 심각한 표정도 자주 목격됐다.

이들은 투표소를 찾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어느 후보에게 자신의 한 표를 던질지 정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2동 제10투표소'가 마련된 한림도서관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오후 1시 30분께 ‘수원 권선2동 제10투표소(한림도서관)’에서 마주한 유권자 김모(40)씨는 "2001년 대선 이후 지금껏 다양한 선거를 경험하면서도 오늘처럼 마지막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정하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솔직히 정당을 보고 선택하기도, 후보를 보고 선택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유권자 최모(53)씨 역시 "이번 선거 과정을 보면서 정치에 신물이 났다"며 "유권자들이 확신을 갖고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후보들마다 서로 물어뜯기 바빴고, 공약은 현실성이 없거나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내도 같은 생각이라 아예 이번 투표를 포기했다"며 "그럼에도 미래가 걸린 일에 참여도 하지 않은 채 방관자로 남고 싶지 않아 투표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안성 미양초등학교에 설치된 ‘미양면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67)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뽑을 사람이 없다"며 "그렇다고 소중한 투표권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그나마 ‘차악’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투표용지 훼손, 고성 등 각종 사고 잇따라

도내 곳곳에서는 각종 이유로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선거사무원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는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25분께 하남시 신장2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기표소에서 들어갔던 50대 여성 A씨가 "도장이 옅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표용지 교환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투표용지를 찢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선거사무원이 "도장이 선명하지 않아도 유효표로 인정된다"며 용지를 투표함에 넣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 A씨는 끝내 자신이 받은 투표용지를 찢어버린 뒤 현장을 이탈했다.

이 때문에 해당 투표용지는 무효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병점1동 제3투표소’로 지정된 화성시 병점1동행정복지센터 내부. ⓒ프레시안(박종현)

낮 12시 30분께 남양주시 ‘진접읍 제12투표소(주곡초등학교)’에서도 유권자 B씨가 "도장이 반밖에 안 찍힌다"며 항의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B씨는 "도장이 일부만 찍혀도 유효표로 인정된다"는 선관위 관계자의 안내를 받은 뒤 귀가했다.

남양주시 평내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60대로 추정되는 여성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자마자 갑자기 봉인지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봉인지를 훼손한 직후 앞서 진행됐던 사전투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투표함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 투표함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했다"고 주장하던 해당 여성은 결국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김포시에서도 봉인지 훼손 사태가 일어났다.

60대로 추정되는 한 유권자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김포시 ‘통진읍 제3투표소’에 무단으로 출입한 뒤 투표함에 부착된 특수봉인지를 떼어내 훼손했다.

그는 기표소에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시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안산시 단원구의 한 투표현장에서는 30대 유권자가 "투표를 못하게 한다"며 112에 신고해 한때 혼란이 빚어졌다.

이 사건은 해당 유권자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뒤 자신이 투표장소를 잘못 알고 찾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9일 안성시 만정초등학교에 설치된 '공도읍 제10투표소'를 찾은 시민들. ⓒ프레시안(이윤)

부천시에서는 1명의 유권자에게 2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일도 있었다.

부천시 ‘신중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 C씨가 선거사무원에게 투표용지를 배부받은 뒤 기표소로 들어가 기표를 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1장이 더 배부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나 C씨는 2장의 투표용지에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기표한 뒤 기표소에서 나왔지만, 참관인에게 적발됐다.

선관위는 2장 중 1장의 투표용지만 정상처리했지만, 이 같은 상황을 목격한 다른 유권자들이 "참관인에게 적발되지 않았다면 투표용지 2장을 모두 투표함에 넣었을지도 모른다"며 "투표용지 2장 배부는 고의성이 있다. 해당 사무원을 업무에서 배제하라"고 항의하고 나서면서 한 때 소동이 일었다.

오산시 중앙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D씨가 수기로 작성하게 돼 있는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던 도중 투표사무원에게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돼 있다’는 말을 듣게됐다.

D씨의 선거인명부 서명란에 이미 그의 이름이 정확하게 쓰여 있었던 것.

선거인명부 서명란은 ‘가’란과 ‘나’란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본 투표하는 유권자는 공란으로 돼 있는 ‘가’란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투표용지를 배부받는다.

사전투표를 완료한 유권자는 ‘가’란에 사전투표했다는 내용이 적힌다.

사실상 비고란인 ‘나’란은 특이사항이 있을 때만 활용되지만, D씨의 경우는 ‘가’란에 이미 서명이 돼 있는 상태였다.

▲수원시 ‘영통1동 제2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대기줄을 만들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전승표)

이에 투표사무원들이 선관위 측에 조치사항을 질의했지만, "한 명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돼서는 안된다"며 투표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라는 지시에 D씨에게 ‘투표 불가’를 통보했다.

결국 D씨는 "용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길에 꼭 투표하고 싶어 들렀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냐"며 항의한 뒤 투표소를 떠났다.

하지만 20여 분 뒤 선관위 측이 해당 투표소에서 "일단 투표용지를 내 주고 투표하게 하라"며 조치사항을 번복했고, 투표소에서는 D씨에게 "어떤 사정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추후 밝혀질 것"이라며 "일단 오후 6시 전까지 꼭 다시 와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 밖에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남성 유권자가 "기표를 잘못했다"며 재교부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투표용지를 찢은 뒤 현장을 떠났으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는 여성 유권자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미 사퇴했는데 왜 투표용지에 그대로 이름이 있느냐"며 항의했고, 파주시 선유중학교 투표소에서는 "대기줄이 길다"며 항의하는 유권자로 인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수원 정자2동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에 참관인 도장이 없다는 이유로, 성남 분당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선거참관인의 수가 적다는 이유로 유권자들이 각각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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