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死票)는 없습니다. 그 사표론은 가짜입니다. 덜 나쁜 대통령은 우리 삶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덜 나쁜 대통령이 하는 일은 더 나쁜 대통령과 내로남불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합리화시켜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신 정치 한 표가, 기호 3번 심상정에게 주는 한 표 만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생생한 한 표가 될 것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유권자들을 향한 마지막 호소에 나섰다. 심 후보는 이날 하루 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홍익대 등 서울 시내 대학가를 돌며 청년들과 만나 "나를 대표하고 내 삶을 바꾸는 소신의 한 표"를 당부했다.
홍대 거리에서 마지막으로 유세차에 올라탄 심 후보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한 표, 누가 되어선 안 되기 때문에 던지는 한 표, 이것으론 내 삶을 지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후보 단일화 후 자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언급하며 "너무나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저는 안 후보를 비난할 생각이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거머쥐고 34년간 권력을 흔든 양당 체제 사이에서 소신을 지키고 책임을 지키는 정치가 얼마나 힘든지 그 누구보다도 저와 정의당이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저는 우리 사회에 양당이 대변하지 않는 수많은 시민들, 그 비주류 시민과 주류가 되겠다는 소신을 결코 꺾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당 체제를 종식하고 다당제 연합정치의 길을 굽힘 없이 달려가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후보들이 염치가 없으니까 다 통합정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라며 "통합정부 만들 테니 표 몰아줘라? 거대 양당에 몰아주면 독점 정치가 지속되지, 다당제가 되느냐. 다당이 되어야 다당제가 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다당제, 연합정부를 위해서 기호 3번 심상정에게 표를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제가 토론하면서 1분 발언을 했다. (미투 이후) 2차 가해로 고통받는 김지은 씨, 20여 년 간 사력을 다해 싸워도 거들떠보지 않는 장애인 이동권 예산 이야기, 가슴에 맺힌 고(故) 김용균과 김미숙 여사를 대신하고, 고(故) 이예람 중사의 상도 못 치른 그 아버지를 대신해서 1분 발언을 했다"며 "그 1분 발언은 대한민국 국회의 98%를 점유하는 1,2번 당이 말하지 않는 목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양당이 배제하는 목소리를 정치가 품어내고 소수라고 배제했던 시민들을 공동체 일원으로 존중하고 합당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정치 아닌가"라며 "지난 20년간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자 집 없는 세입자들, 미래를 빼앗긴 청년들, 공격받는 여성들, 가난에 몰리는 노인들, 비주류 시민을 대표해 온 심상정이 힘을 얻는 것이 진정한 통합의 정치가 아닌가"라고 했다.
"尹, 휴머니스트 아니신가"..."李, 비동의강간죄-차별금지법 공약부터 넣으시라"
심 후보는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동시에 공격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가 번복한 윤 후보를 향해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이라면서, (윤 후보는) 휴머니스트 아니시냐"며 "그게 아니라면 그냥 한쪽에만 서 있으시라. 왔다갔다하지 말고. 아니면 이참에 페미니스트로 전향하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뜩이나 어려운 청년들, 35년 양당 정치로 불평등 사회 만들어서 기회 다 뺏어놓고 그 좁은 문에 치열한 경쟁에 힘겨워하는 청년들을 남성‧여성으로 갈라치며 그 표를 얻어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측은하냐"고 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처음에는 어느 줄에 서는 게 득표 되나, 하다가 최근에는 2030을 겨냥한 여성 정책을 많이 낸다"면서 "딴소리하지 말고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부터 밝히시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비동의강간죄부터 공약으로 채택하시라, 그리고 2030의 지지를 받기 전에 차별금지법부터 공약에 집어넣으시라"면서 "차별금지법도 나중에, 비동의강간죄도 나중에, 그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나중에, 우리 국민 삶도 나중에 아니냐"고 꼬집었다.
심 후보는 "성별 갈라치기하고 분열에 앞장 서던 사람(윤 후보)이 마지막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라고 버벅거리며 오게 된 것. 이 후보가 눈치 보다가 2030 여성을 찾게 된 것. 그게 (그 후보들이) 덜 나쁜 정치인이기 때문이냐. 아니면 심상정이 성적 차별에 단호히 맞섰기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심상정이 비록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심상정의 지지율이 두 배가 되면 비정규직의 권리가 두 배 신장되고, 지지율이 세 배가 되면 집 없는 세입자 설움이 세 배 빨리 끝낼 수 있다. 성평등 사회를 세 배 빨리 앞당길 수 있다"며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모든 시민이 선진국다운 삶을 사는 주 4일제 복지국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하며 22일간의 공식 선거 운동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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