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문 밖으로 나와 웃으며 맞아줬는데 이런 일이…"
4일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반지하 가정집. 굳게 닫힌 먼지 쌓인 철문 사이로 보이는 비좁은 현관문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폴리스라인만 나풀거리고 있었다.
건축물대장 상 이곳 지하 1층은 대피소 등으로 분류된 이곳은 지난 2일까지만 해도 40대 친모와 만 7살 아들로 이뤄진 한 가정이 살았지만, 이제는 인기척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입구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도 정이 넘치는 상가거리가 조성돼 있었지만, 어린 아들은 세상 밖으로 제대로 나서지도 못한 채 숨졌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그제 사건이 터져서야 그런 안타까운 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무리 살아가기 버겁다고 해도 그렇지, 절대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주목을 받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아쉬워했다.
경찰과 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이곳 주택에서 자신의 8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친모 A씨가 검거됐다. 현재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특히 사건이 발생했던 2일은 아들 B군이 초등학교 입학 예정일이었다. '여동생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A씨 오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질식해 숨진 B군과 함께 있던 A씨를 체포했다.
B군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A씨는 별도 직업을 갖지 않은 채 생계·주거급여 및 아동양육수당, 장애수당 등 160여만 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그나마 교류를 이어가던 한 주민은 "항상 찾아가거나 물건을 전해줄 때마다 문 밖으로 나와 공손하게 맞이해줬다"며 "생활에 어려움이 있냐고 물어도 항상 특별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평소에도 밝게 있어 척 보기에도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아 특이한 가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험도 있어 집 안으로 한번도 들어가지는 못했다"며 "지적 장애가 신체적 장애보다 눈에 띄지 않는 만큼, 얼핏 보이는 문 틈 사이로는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볼 수조차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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