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으로 광주지역에서도 연일 세 자릿수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내 복수의 대형병원들이 확진 환자를 기피하기 위해 병상을 줄여 신고하는 일이 발생해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사고 수습본부는 지난해 12월 10일 일상 회복 전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대응코자 비수도권 병원들에 ‘중등증 전담을 위한 감염병 전문기관 지정’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은 병상 가동률 증가 추세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내 200~299병상을 가진 병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고 허가 병상수 대비 5%의 병상을 코로나 환자를 전담하도록 하는 강제명령이다. 광주에서는 14개 병원이 이에 해당돼 공문을 받았다.
그러나 행정명령이 내려진 지 2달이 지난 현재 14개 병원 중 6개 병원만이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 병원에 포함돼 행정명령 공문을 받았으나 시행하지 않은 나머지 8개 병원 중 6개 병원은 기존에 입원해 있던 코로나 중증 환자 및 중환자들과 입원 환자들의 동선 분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광주시 보건 당국과 협의 하에 전담 지정을 받지 않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나머지 2개 병원이었다. 이 병원들은 기존 200개 이상의 병상을 보유 중이었으나 행정명령 이후 185~199개의 병상을 보유 중이라고 신고해 대상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실제로 확인 결과 북구 모 병원은 기존 232병상을 운영 중이었지만 199개의 병상으로 줄여서 신고했고 서구 모 병원도 227병상을 185개 병상이라고 줄여 신고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임원 A 씨는 “200개 이상이란 조건에 딱 199개로 신고가 되다니 기가 차다"라고 혀를 차며 “연일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돈에 눈이 멀어 의료 윤리를 땅에 팽개친 바나 다를 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북구) B 씨는 “코로나 시국을 이겨내고자 모든 국민들이 협조하며 힘을 보태는 마당에 대형 병원들이 환자 받기 싫어 저런 짓거리를 하냐”면서 “의료는 사 병원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공공의 영역에 있지 않나? 의료보험이 뒷받침한다. 사회적 책무를 져버린 병원들은 영업정지 처분을 해야 한다”라고 격분했다.
소상공인 C 씨 역시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우리들도 영업제한 이라는 보건 당국의 지침을 따르고 있는데 먹고 살 만한 의사들이 무슨 짓이냐"면서 "부자들이 더 한다더니 정말 너무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행정명령에서 벗어나기 위한 병원들의 꼼수에 시민사회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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