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든 손님 안절부절… ‘눈썰미’ 좋은 카페 사장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경기남부경찰청, 카페 사장 ‘1호 피싱지킴이’ 선정… ‘피싱지킴이 프로젝트’ 시행

최근 다양한 수법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안해 하는 손님을 눈여겨 본 한 카페 사장이 사기 피해를 막았다.

2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모(60대·여) 씨는 돈 봉투를 손에 든 채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불안해 하는 손님 A(30대·여) 씨의 모습을 목격했다.

▲카페에 들어온 손님이 보이스피싱 피해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아챈 업주가 주의를 당부하며 112 신고를 준비 중인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A씨가 매장 내에서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돌아다니며 통화 상대방과 만남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슷한 피해 경험이 있던 임 씨는 곧바로 A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그에게 다가가 메모지를 통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여전히 상대방과 통화 중이던 A씨는 임 씨에게 손에 든 봉투 속 현금 510만 원과 함께 통화내용 등을 보여줬고, 임 씨는 황급히 "돈은 안된다. 현금은 무조건 보이스피싱"이라며 A씨에게 만남 장소를 자신의 카페로 정하라고 쪽지를 써 준 뒤 곧장 카페 밖으로 나가 112에 신고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임모 씨가 보이스피싱 피해 위기에 처한 손님에게 다가가 상황을 살피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그러나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금수거책 C(20대·여) 씨가 카페에 나타나자 임 씨는 QR코드 등록을 요구한 뒤 주문 메뉴를 소개하는 등 시간을 끌었고, C씨는 결국 사복차림으로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임 씨가 범죄 예방 및 범인 검거에 큰 기여를 했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날 임 씨를 ‘피싱지킴이 1호’로 선정, 표창장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

‘피싱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검거에 기여한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시민 누구나 주위에 관심을 가지면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 프로그램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현금수거책이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고 있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임 씨는 "(A씨가) 우리 카페에 와서 피해를 입지 않아 다행이고, 또 여기에서 통화를 한 것도 다행"이라며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 ‘피싱지킴이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스스로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나와 이웃의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확산과 국민의 참여 계기가 중요하다"며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도움을 준 시민을 포상하고 ‘피싱지킴이’ 명칭을 부여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