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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아닌 고려로부터 내려온 보물 '전주풍패지관'…'알쓸발굴'로 그 존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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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아닌 고려로부터 내려온 보물 '전주풍패지관'…'알쓸발굴'로 그 존재가

대한민국 보물 제583호 풍패지관(전주객사) 알고보니 그 위상이 '더'

ⓒ문화재청


전북 전주시내 한복판에 역사의 숨결을 내쉬고 있는 대한민국 보물 제583호인 전주 풍패지관(객사)이 고려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발굴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주 풍패지관은 그동안 조선 초 전주부성을 창건할 당시 같이 지은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이번에 고려시대 객사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전주객사의 문화재적 가치와 천년고도 전주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왕의 상징인 궐패(전패·조선시대·각 고을의 객사에 모셔 두는 '闕(궐)'자를 새긴 나무패)를 모시고 망궐례(望闕禮·직접 왕을 배알하고 경의를 나타낼 수 없을 때, 멀리서 궁궐을 바라보고 절하는 예식)를 지내며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중요한 건물이다. 그러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문헌기록이 적어 건립 및 중수내력 등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이에 전주시는 조선시대 객사인 전주 풍패지관에 대한 발굴조사에 착수, 풍패지관의 규모와 축조내력·변천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는데 이르렀다.

풍패지관의 규모와 형태·건립시기 등을 파악하고, 보존정비의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풍패지관 주관건물의 남쪽구역을 비롯, 창고·담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쪽구역의 두 지점을 대상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해 온 것이다.

발굴조사 결과 월대(月臺·궁궐 혹은 정전 등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臺)) 시설과 월대시설 남쪽으로 연결된 중앙 계단지, 그리고 월대 주변의 박석시설 등의 유구가 확인됐다. 

이 유구 안에서는 봉황무늬수막새와 분청사기 등 조선시대 전기의 유물이 출토돼 풍패지관의 본래 형태와 건립연대는 물론이고 그 위상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패지관 건물 남쪽에 동서 길이 17.5m, 남북 너비 5.2m 규모인 월대시설은 조선후기의 고지도를 통해 존재 가능성이 추정돼 왔으며, 이번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그 전체 모습이 확인됐다.

또 월대 내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편을 통해 월대가 15세기 무렵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했다.

중앙계단은 월대시설 남쪽 중앙에 설치돼 있으며, 너비는 2m다. 발굴조사 결과, 한 단만 잔존하고 끝에는 계단 발판 1열이 추가로 확인됐다. 박석시설은 월대와 계단시설을 중심으로 남쪽과 동쪽에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조선시대 월대시설과 박석시설 아래는 고려시대의 대지 조성층과 통일신라시대의 대지 조성층도 확인됐다. 

특히 고려시대 대지조성층에서는 동익헌 남쪽에서 고려시대 초석건물지의 유구가 확인된데 이어 그 주변으로 '전주객사 병오년조(全州客舍 丙午年造)'의 글자가 새겨진 고려시대 기와편과 상감청자편, 일휘문수막새, 건물벽체편, 전돌 등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즉, 이 유물들을 통해 전주객사가 고려시대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로 발굴조사 관계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전주객사가 고려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기록으로는 고려시대 문신이었던 이규보가 전주목의 관리로 부임했을 때인 1199~1200년 무렵 전주객사를 배경으로 지은 시문이 동국이상국집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기록을 참조하더라도 전주객사는 적어도 1199년(고려 명종 25년)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밖에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대지 조성층에서 적심석기초(생땅이 나올 때까지 기초웅덩이를 파고 적심석(積心石)이라고 하는 자갈을 층층이 다지면서 쌓아 올리는 기초)의 흔적과 함께 '官'자 이름이 찍힌 선문기와 및 완(토기) 등도 출토됐다. 

통일신라시대 대지 조성층은 풍패지관 외에도 전라감영과 경기전 등 전주 구시가지 일원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통일신라시대 완산주 설치와 함께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시는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 연말까지 풍패지관의 복원계획과 문화재로서의 위상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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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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