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불고기피자 갖다주세요"…경찰, 긴급상황 직감 가정폭력 피해자 구조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김정의 경사 '코드제로' 발령 신속 조치

"불고기 피자를 가져다 달라"는 112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관이 위급 상황을 직감하고 신속히 대응해 가정폭력 피해자를 구조했다.

2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 20분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거주 중인 여성 A씨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자신의 주소를 빠르게 말한 뒤 "불고기 피자 라지 사이즈 갖다주세요"라고 말했다.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 3년차인 김정의 경사는 ‘전화를 잘못 걸었나’라는 생각에 잠시 상황을 살폈고, 곧 옆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해당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임을 직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김 경사는 즉각 ‘코드 제로(강력범죄 현행범을 잡아야 할 때 내리는 최고 대응단계)’를 발령하고, A씨에게 피자 배달업체 직원인 것처럼 "정확한 주소를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질문해 정확한 신고자 위치를 파악해 신고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가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남편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조사한 결과 가정폭력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A씨 남편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과거 ‘짜장면이 먹고 싶다’며 112에 신고한 성범죄 피해자를 구조한 사례와 비슷한 것으로, 112 직원의 세심한 상황판단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신고자의 말을 조금도 흘려듣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