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5만 명대에서 단숨에 9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규모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정부는 아직 의료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며 현 확산세는 정부 통제 범위 안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위중증환자나 병상가동률 등 의료체계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낮은) 고유 특성과 고령층 중심의 높은 예방접종률, 고위험군 중심의 대응체계 개편과 먹는 치료제 확대 등 적극적 치료에 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이어 "중증환자와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의료체계의 안정적 대응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 측면에서 현재까지 통제범위 내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이날 확진자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수요일 확진자가 화요일 대비 증가하는 주말 검사량 효과가 반복된 것"이라며 "숫자로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였지만 비율적으로 본다면 (기존) 보통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갈 때 증가 추이가 유지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4일 하루 30여 만 건 수준이던 검사량이 15일에는 65만 건으로 회복됐다.
이날 0시 기준 총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9만 명을 넘었다. 확진자 수는 한주 전에 비해 1.8배 급증했다.
그럼에도 위중증 환자는 오히려 전날보다 1명 감소한 313명으로 유지됐다. 과거 델타 변이 대확산 때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 의료 대란이 빚어진 상황과 다르다.
병상에는 여전히 여유가 있다. 이날 0시 기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 준중환자 45.1%, 감염병 전담병원 41.1%다.
일반 환자 대응 여력은 확충되는 중이다. 재택치료자 의무 모니터링(1일 2회)이 이뤄지는 집중관리군 대상 관리의료기관은 이날 0시 현재 685개소다. 현 상황에서 집중관리군 환자가 20만 명 이상에 이르러도 정부는 관리 가능한 규모라고 밝혔다.
일반관리군 환자가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는 동네 의료기관은 이날 현재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포함해 총 4855개소다. 이와 별개로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도 192개소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더해 이날부터 전화 상담을 통해 처방받은 모든 의약품을 동네 약국에서 조제 및 전달받도록 조치했다. 오직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만 시군구가 지정한 별도 담당 약국을 통해서만 조제 및 전달받을 수 있다.
정부는 또 이날부터 집중관리군에 지급되는 재택치료키트 배송에 우편서비스 체계도 활용해 더 신속한 배송이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정부가 이처럼 새로운 진료체계에 맞춰 관련 기관 인사 등을 이동 조치하고 있으나, 일선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업무 과중과 치료자 연락 병목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 같은 이유로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기초조사 방식이 자기기입식으로 변화하고 관련 시스템도 변화하는 중"이지만 "단기간에 굉장히 많은 확진자가 급증해 각 보건소에서 현재 투입된 50~100명의 역학조사 인력에 최소한 20~30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있다"며 "인력 투입에 더 속도를 내 확진자 증가세와 괴리가 생기지 않게끔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의료 대응 여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는 금요일(18일)로 예정된 새 거리두기 지침 발표 때 정부가 기존보다 완화된 거리두기 방침을 적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은 사적 모임 인원 8명, 영업 시간 제한 밤 10시로 각각 규제 수준을 완화하는 새 방역지침을 정부가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손 반장은 이 같은 전망에 관해 "여러 의견을 들으면서 의사를 결정하고 있는 중으로, 결정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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