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둘쨋날 광주를 찾았다. 윤 후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지도자", "거인", "선생"이라고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며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수십 년에 걸친 민주당 독점 정치가 광주·전남을 발전시켰느냐"면서 "내게 힘을 실어주실 거냐 아니면 그 동안 해온 그대로 놔두고 정권연장을 허락할 것이냐"고 했다.
윤 후보는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유세에서 DJ에 대한 이야기를 첫머리에 꺼냈다. 그는 "외환위기 때 김 대통령이 기자에게 '만약 남태평양 무인도로 갈 때 3가지를 들고간다면 무엇을 들고가겠나'라는 질문을 받고 '첫째 실업, 둘째 부정부패, 셋째 지역감정'이라고 했다"며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 민생을 늘 생각하신 거인의 말씀이었다"고 극찬했다.
윤 후보는 이른바 '집권시 현 정부 적폐 수사'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선생께서 뭐라고 하셨나. 남태평양 무인도로 가져갈 세 가지 중 하나가 부정부패다"라며 "부정부패는 정치보복 문제가 아니다. 저 윤석열, 그런 보복 같은 것 생각해본 적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니 그런 엉터리 프레임으로 위대한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했다.
윤 후보는 "부패 척결은 민생 확립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부패 사회에 어떻게 경제적 번영이 있겠느냐"면서 전날 '읍찹마속'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도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를 도왔던 사람, 가까운 사람, 측근 등 누구를 막론하고 부패에 연루되면 단호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5.18은 전 세계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는, 대한민국 문명·인권·민주주의의 저력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거사였다"며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상업·공업·학교를 육성해서 이 지역을 민주주의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의 세계적 도시로 만들자"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호남의 친(親)민주당 정서를 에둘러 비판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위대한 국민께서 지역주의를 몰아내고 있다. 현명한 광주시민·전남도민들께서 지역 독점 정치를 깨고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호남의 민주당 지지 성향을 '지역주의'로 규정한 셈이다.
그는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산업이 발전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을 갈라치기하고 집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갈라쳐 고착시켜 정치권력을 편하게 향유하려 하는 세력에게 더 이상 정권 연장을 허락하지 않고 제게 힘을 실어줄 거냐, 아니면 그 동안 해온 그대로 놔두고 정권 연장을 허락할 것이냐가 걸려있는 선거(가 이번 대선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시민들께서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 와서 영화도 보고 생필품도 사고 문화공간도 되고 주말에 청년들도 모이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시민들이) 어떨 때는 막 대전도 올라간다", "수도권이든 전국 어디를 가도 이런 복합쇼핑몰 많다. 부산, 대전, 대구 가 보라. 왜 광주만 없나"라고 개발을 바라는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쇼핑몰) 유치를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해 왔다"며 "왜 이렇게 편 가르기, 고정표를 만들려고 획책하는 것이냐. 부동산 정책이 이래서 실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역내 GDP가 전국에서 몇 등이냐? 꼴등이다"라며 "수십 년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에게 한게 뭐 있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가 유세 현장에 도착하기 전 찬조연설을 한 민주당-바른미래당 출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저는 정권교체가 될 것을 확신한다"며 "정권이 교체된 다음에 호남이 혹시라도 홀대나 차별을 받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에서 후보와 약속을 하고, 호남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 가입 활동을 하고 있는 심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되면 호남이 홀대·소외·차별을 받지 않도록 스스로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권자에 대한 지지 호소를 넘어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 호남이 홀대·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로도 들렸다.
박 전 부의장은 또 "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이긴 하지만,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호남에 섭섭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국민의힘도 많이 변했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부의장은 "참 DJ정신은 용서·화해·포용"이라며 "과거를 생각지 않을수 없지만, 윤 후보에게 과중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국민의힘 당이어서 찍을 수 없다는 호남 일부 인사의 생각은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과제 앞에서 합리성을 상실한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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