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과 지역 어민들이 매년 봄마다 떼 지어 나타나는 민물가마우지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가 3~5월 사이 청평호와 자라섬 일대에 집단 출몰해 붕어와 모래무지 등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다.
자망어업으로 토종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해당지역 어민들이 올해에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군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가평군에 따르면 2015년부터 민물가마우지 200~300마리가 청평호 일대에 나타났다. 이후 해마다 개체 수가 늘더니 최근엔 5000마리 정도가 무리 지어 날아든다.
민물가마우지는 연해주와 사할린, 일본 규슈 북부 지역을 오가며 서식하는 철새다. 그러나 한반도 기후 변화 탓에 몇 년 전부터 텃새로 정착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가평 지역에 출몰해 피해를 준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가 붕어와 모래무지 등 토종 어족 자원의 고갈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민물가마우지가 집단 출몰한 뒤 20㎏이 넘던 가평어촌계의 하루 어획량은 10~12㎏으로, 20~30㎏이던 북한강 영어조합법인의 하루 어획량은 5㎏으로 각각 급감했다. 청평어촌계는 아예 자망어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이르자 군과 어민 단체는 지난달 24일 한자리에 모여 피해 실태를 공유한 뒤 환경부에 ‘민물가마우지를 포획 가능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현행 야생생물 보호 관리법(시행규칙)이 가마우지를 포획 금지 야생동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다음 달이면 민물가마우지가 또 다시 떼 지어 나타날 텐데, 해마다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근심이 많다”며 “폭음기와 폭죽으로는 퇴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근본 대책이 시급한 만큼 환경부가 농작물과 과수에 피해를 주는 참새와 까마귀, 꿩과 멧비둘기 등처럼 민물가마우지 역시 포획할 수 있는 유해야생동물로 조속히 지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문제는 전국적인 피해 상황을 두루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다”라며 “다만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에 전라북도 진안군과 충청북도 단양군도 가평군과 똑같은 요구를 하는 중이어서 내부적으로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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