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 및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 등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 일본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고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12일(현지 시각)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정의용 장관은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 상황의 추가적인 악화를 방지하고 북한과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양 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의 러시아 병력 증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 보전 및 독립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가 커지면서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경보를 4단계(여행금지)로 올리고 국민들의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 또 지난 10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남쪽과 북쪽, 동쪽 국경 지대에 병력을 결집한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일부 직원을 철수하는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양자 및 3자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해당 사안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논의했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정의용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에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일본의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대면으로 하는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일 양국은 북한과 우크라이나 등 국제 정세 측면에서는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역사 문제에서는 여전한 입장 차를 보였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이날 회담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강조했다"며 "강제징용 및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과 관련 우리 정부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당국 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 정부가 최근 조선인 강제동원이 있었던 시설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정 장관은 강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일본 측에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등재 시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철회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특히, 정 장관은 우리의 특정 산업을 겨냥하여 취해진 일본의 동 조치가 현재 한미일간의 세계 공급망 안정 강화 협의와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안들에 대해 한일 양국은 이렇다할 접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하야시 대신은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는 것 외에 일본 측의 구체적 입장이나 한일 간 합의 사항을 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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