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텃밭 TK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 대선 후보들의 차별화된 행보가 지역민들의 민심을 흔들어 놓고 있다.
지난 과거부터 50여년 포항에서 뿌리내려온 포스코는 지난 1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하며,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등 대선을 앞두고 포항을 비롯해 TK지역 민심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전환 문제는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부터 불거졌던 TK지역의 지방 쇠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특히 포스코는 포항을 뿌리로 50여년을 성장해오며 세계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국민기업의 사명감은 사라지고 그 뿌리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여론이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지난해부터 인구 50만 붕괴란 절벽 앞에 절박함마저 느끼며, 인구 늘리기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1월 기준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항 인구는 50만3404명으로 나타났다.
포항 뿐만이 아니다. 대구를 비롯해 TK지역 곳곳이 인구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위와 의성은 지난 몇 해 동안 지방 소멸 도시 조사에서 전국에서 1,2위를 차지했고 대구의 경우 심각한 청년 인력 수도권 유출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선 후보들의 행보는 지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비쳐지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전환 논란으로 지난 1월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정재 국회의원과 김병욱 국회의원, 고우현 경북도의회 의장, 이강덕 포항시장,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인들은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를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또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김병욱 국회의원을 만나 자리에서 포스코 지주사 서울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보수텃밭이라 자부심을 가진 지역민들에겐 하나의 쇼로 비쳐졌다. 보수 텃밭을 대표하는 정당의 대선 후보와 사진 하나 찍은 이후 사태가 더욱 심각해 지고 있음에도 불구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추후 어떠한 답변조차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달랐다. 지난 11일 박창달 민주당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이 직접 포항을 찾아 포스코홀딩스 이전과 관련 지역당원 및 지방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재명 후보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킨 것이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직접적으로 포스코 문제를 거론했다. 지역민들의 민심에 즉각 반응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방소멸, 균형발전 등 말만 늘어놓던 타 후보들과는 대응이 달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스코는 대한민국 산업화 역사의 시작점이다.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식민 통치로 고통 받은 우리 민족의 피와 땀이 배어있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제철소가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 죽자고 말할 만큼 엄숙한 사명감을 갖고 세운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며 “포스코는 경북 유일의 대기업 본사로 경북의 자부심이자, 균형발전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포항은 포스코와 포항공대로 이어진 세계적 산업, 연구, 미래 인재 양성이 요람이 되고 있다. 이런 포스코의 본사 서울 설립 결정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민족의 기업으로써 역사적 사명에도 맞지 않다.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사는 균형발전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포스코가 경북도민의 자부심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며 더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길 바라며, 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분명한 뜻을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프레시안>을 통해 “이번 현안은 10일 박홍근 국회의원(특임본부장)이 대구선대위사무실을 찾았을 때 박창달 총괄선대위원장에 의해 전달됐다”며 “박창달 총괄선대위원장이 오늘 긴급하게 포항을 직접 찾아 지역 사항이나 현안을 파악해 이재명 후보에게 전달했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후보의 입장표명이 전해졌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며, 지역 일부에서는 “잡아 놓은 고기에 먹이 안 준다는 말이 과거부터 있었지만 우리는 늘 보수 정당을 믿어왔다”며 “이젠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반대 주장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돌아봐야 한다”는 입장과 더불어 "윤석열 후보 또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민들을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 전문
<균형발전 역행하는 포스코의 서울 본사 설립을 반대합니다.>
포스코는 대한민국 산업화 역사의 시작점입니다.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지어졌기에 식민 통치로 고통 받은 우리 민족의 피와 땀이 배어있습니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제철소가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 죽자고 말할 만큼 엄숙한 사명감을 갖고 세운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또한 포스코는 경북 유일의 대기업 본사로 경북의 자부심이자, 균형발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포항은 포스코와 포항공대로 이어진 세계적 산업, 연구, 미래 인재 양성이 요람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포스코의 본사 서울 설립 결정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민족의 기업으로써 역사적 사명에도 맞지 않습니다.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사는 균형발전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입니다.
포스코가 경북도민의 자부심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며 더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길 바라며, 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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