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총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그룹 규탄 결의대회를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 200여 명은 파업 45일째인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의 총파업이 46일을 넘어가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해 택배대란의 주범이 되고 있는 CJ그룹을 규탄하고,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는 본사를 점거한 200여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볼 수 있도록 CJ대한통운 건물 정문 앞에 무대를 설치해 진행됐다. 민주노총 조합원 400여 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건물 앞 공간이 비좁아 나머지 조합원 500여명은 건물 바깥쪽 대로변에서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민주노총 "CJ대한통운, 노예계약 강요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택배노조가 점거농성에 나선 배경에 대해 "과로사를 막기 위해 파업투쟁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1월 설 택배대란을 막기 위해 거듭 (사측에) 대화를 제안했다"며 "또한 CJ대한통운의 주장에 대해 '공개 검증을 약속하면 파업철회를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파격적인 안까지 제시했으나 (사측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측에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이뤄진 요금인상분 연 5000억 원 중 3000억 원이 회사 이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요금인상분의 절반 이상이 택배기사 수수료에 반영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사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공개 검증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민주노총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22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한 것에 대해 '더 이상은 일하다 죽는 택배노동자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부와 정치권, 택배사들과 노조, 시민사회단체들 간의 약속"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역행하는 부속합의서를 들고나와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 "46일 동안 대화 요구했으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의 싸움을 폭력과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국민들을 물류대란의 피해자로 호도하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은) CJ 대한통운 자본의 탐욕을 중단시키고 하는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택배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노동자라고 주장하고 이를 인정받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는 싸움"이라며 민주노총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노동자는 이르면 새벽 6시 30분에 일터로 출근하고 늦으면 밤 11시~12시까지 일해야 한다"며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서로에게 말할 정도"라고 열악한 택배 노동자의 처우를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사측은 배달료 인상분이 이미 택배 노동자 수수료에 반영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검증하자는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며 "파업을 하는 지난 46일 동안 대화를 요구했으나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1시간여의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CJ본사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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