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상돈 전 의원과 회동한 데 이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만난다. 보수·중도 성향의 원로들과의 접촉을 통해 외연 확장에 속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7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매우 위기적 상황이기 때문에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유능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모든 가능한 자원과 인재를 총동원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저녁 김종인 전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 낮에는 이 전 의원과 강남의 한정식집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 등에 대해 "원래 평소 잘 아는 분들이고, 내가 자주 전화로도 상의드리던 분들"이라고 친분을 강조했다. 그는 "김종인 전 대표는 본인이 공개적으로 언제든지 만나자고 말했었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할 적에도 수시로 전화를 드려 상의한 사안도 있다"며 "평소에 워낙 가깝게 모시던 분이어서 신년이라 조언도 들을 겸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회동 내용에 대해선 "세부적인 말씀을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도움될 만한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며 말을 줄였다.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인 강훈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대통령이 가져야할 리더십에 대해 많은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또 "이상돈 교수와 이 후보는 현재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느냐, 도태되느냐의 기로이며 코로나로 인한 심각한 위기라는 상황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통합정부와 정치교체에 대해 과거에도 많은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꼭 지키겠다고 약속하라고 말씀을 주셨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니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가라고 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과 이 전 의원에 이어 이 후보는 8일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을 예정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에 대해서도 "아주 역량이 있는 어른이고 그분을 알고 지낸 지 상당히 오래됐기에 가끔씩 전화하고 상의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원로들을 연쇄 접촉하는 이 후보의 전략적 목적은 외연확장이다. 강훈식 의원은 "이 후보는 앞으로 외연확장을 위해 더 다양한 통합인사를 찾아뵙고 의견을 경청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론을 결집하고 국민통합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시·도당 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도 '통합정부', '국민 내각'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통합 정신으로 유능한 인재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민 내각을 이뤄 통합 정부의 뜻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극적인 이 후보와 달리 기자들과 만난 김종인 전 위원장은 "특별한 얘기 한 것도 아닌데 할 말이 없다"며 "사람 한번 만난 것 가지고 뭘 그렇게 관심이 많으냐"고 지원설에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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