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인 화성-12형에 대한 검수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수는 생산 배치되는 미사일에 대해 품질을 검증하는 것으로, 미국령인 괌을 사정권으로 하는 화성-12형이 실전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검수 사격 시험은 생산장비되고 있는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선택검열하고 전반적인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며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화성-12형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앞서 30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이 미사일이 높은 각도로 발사됐으며 비행거리가 약 800km, 정점 고도는 약 2000km로 탐지됐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미사일이 통상적인 발사각도인 30~45도 정도로 발사했다면 사정거리가 4500~5000km까지 나올 수 있어, 미국령인 괌을 사정권으로 두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2016년 4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하고 2017년 9월 시험 발사를 하며 전력화가 완성됐다고 밝힌 화성-12형에 대해 실전 배치 사실을 공개하고 그 성능을 과시하면서, 이후 미 본토에까지 닿을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및 핵실험 등의 고강도 군사 행동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일 정치국 회의를 통해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며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를 검토한 만큼 이번 발사를 기점으로 더욱 강도가 높은 후속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군사 행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고 제재를 부가하는 등 추가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이 지난 12일 이미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독자 제재 등의 대응이 나올 수도 있다.
미 국무부는 29일(현지 시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규탄한다는 입장과 함께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미국이 유엔 안보리로 이 문제를 끌고 가더라도 북한에 추가 제제를 부가하려면 중국과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동참이 있어야 하는 만큼, 실제 제재 등의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도 이번 시험 발사가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우리나라 서북부지구에서 조선 동해상으로 최대고각 발사체제로 사격시험을 진행하였다"라는 주장을 통해 자신들의 무기 개발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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