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3월 충북 청주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당원들은 지역민들이 충북을 버리는 카드로 인식해 오히려 대선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당구에 무혈입성하는 길이 트였지만,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차기 충북도지사를 비롯한 6월 지방선거 후보군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돼 중앙당과 후보 간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25일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 청주 상당, 서울 종로, 경기 안성 등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주 상당은 정정순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지역구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날 송 대표가 이를 마무리한 셈이어서 설마하고 기다리던 민주당 충북 지역 당원들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청주 상당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중앙당이 상당 지역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국회의원 1석을 헌납할 가능성이 크게 됐다”며 “대선에도 악영향이 오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결정은 역대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충북의 민심이 이번 중앙당의 결정으로 지역민들이 민주당이 충북을 버리고 대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인식해 표심이 야당으로 흐르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며 “결국 상당구 국회의원 1석을 잃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선판 전체를 헌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원들은 “장고 끝에 악수”라고 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상당구를 재탈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3개월 후에 열릴 지방선거 후보 확정을 위한 셈법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후보에 대한 대항마를 세워야 하는 문제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어서 이에 맞설 후보로 정우택 전 의원, 이종배 의원(충주),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노 전 실장이 3선 국회의원 경력에 주 중국대사 등을 거치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는 그에 걸맞은 경력이 있거나 대중적 인기도를 갖는 젊은 정치 신인을 찾고 있다.
그동안 거론된 인사는 정우택 전 의원, 이종배 의원(충주),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 최근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입당한 오제세 전 의원(청주 서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충북도지사를 지난 정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장관과 국회의원 4선 등의 경력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이종배 의원은 재선으로 당 3역 가운데 하나인 정책위의장을 지내는 등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신 전 위원장도 당의 젊은 피로서 미래 충북을 이끌어갈 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고, 오 전 의원은 4선 중진이라는 중량감이 강점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국민의힘 내 충북도지사 후보군에서 멀어지는 듯했으나 여당의 상당구 후보 무공천 방침으로 다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주 상당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공천하고, 정 전 지사를 충북도지사로 차출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충북 선거 전략이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이 충북도당위원장으로서 충북 전체 지역을 아우르고, 윤 전 고검장에 빚이 있는 중앙당 입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이처럼 민주당이 그동안 미뤄왔던 상당구 재선거 무공천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충북 지역 지방선거 판도는 크게 요동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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