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부산역에 도착한 김명수(가명) 씨는 지하철을 타고 서면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종이승차권을 뽑았다.
비용은 1300원으로 1구간 비용이다.
기계에서 종이승차권이 나오자 이를 들고 지하철에 탑승한 김 씨는 서면역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게이트를 통과하기 위해 종이승차권을 투입했으니 인식되지 않은 것이다. 게이트 위 작은 LED 화면에는 빨간색으로 '에러코드 3'이라는 문구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씨는 게이트 옆 직원을 호출할 수 있는 작은 버튼을 눌러 종이승차권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자 이 직원은 익숙한 듯이 바로 옆 비상문을 열고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비상문도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잠겨 있지도 않았다.
36년의 역사 종이승차권 마지막 부산에서도 사라진다.
<프레시안>은 21일 실제로 종이승차권을 뽑아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인 부산시청역에서 서면역으로 이동해봤지만 김 씨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왜 종이승차권은 출발지 게이트는 통과할 수 있지만 목적지 게이트는 통과할 수 없을까?
바로 종이승차권 인식은 마그네틱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과거 스마트기기 보급률이 높아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스마트기기와 종이승차권 마그네틱이 오류를 일으키면서 게이트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마트기기와 접촉하지 않아도 종이승차권 마그네틱에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일어날 수 있었다.
부산교통공사는 무려 36년 전인 지난 1985년 개통 이후부터 종이승차권을 생산해왔지만 이같은 오류와 노후화된 설비, 마그네틱 손상률 상승 등의 문제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부산보다 빨리 도시철도를 도입했던 서울은 이미 지난 2008년부터 교통카드로 변환하면서 종이승차권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마그네틱 승차권은 국내에서 부산교통공사만 사용하고 있고 승차권 용지를 공급하는 업체도 국내에 1곳밖에 없어 생산 단가도 예전보다 많이 올라 적자를 거듭하는 공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 부산교통공사는 오는 2024년 1월까지 국내최초 'QR코드 기반 역무자동화설비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QR승차권은 부산교통공사가 직접 생산관리할 수 있고 기존 종이승차권이나 토큰형 교통카드에 도입했던 정기권, 단체권 등 다양한 서비스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161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에는 지역 전체 114개 역사 내에 모든 설비를 구축하고 시민 편의를 향상 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1985년 개통이후 36년간 사용중인 현 시스템 노후화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역무자동설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모바일 중심의 소비자 이용패턴에 부응하는 미래 교통환경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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