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시간에 위협적인 상황이 중첩되어 놀라운 변화로 이어지는 때는 드물며, 이전 같았으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올해가 그런 때인 것 같다. 대한민국은 수백만의 한국인에게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데 모범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너무 조심스러울 경우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다. 코로나 이전에 글로벌 경제는 위기를 향해 가고 있었다. 30년 이상 점점 더 많은 소득과 부가 금융 재산, 물리적 재산, '지적' 재산 소유자에게로 갔다. 모두에게 속하는 공유지(the commons)가 이윤과 지대의 원천으로 바뀌었다. 프레카리아트라는 새로운 계급이 도처에서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불안전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부채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유례 없이 취약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적 부채, 기업 부채, 공적 부채 때문이었다.
한편 전 세계 대중은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로 인한 위협을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위협이 지속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마구 대한 것 때문에 팬데믹 시대가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는 이번 세기에만 해도 여섯 번째 팬데믹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정상 상태로 돌아가려는 정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대담한 전환적인 관점, 용기 있는 정책,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경제적, 사회적 보장을 하도록 설계된 정책, 경제가 은행가와 부호뿐만 아니라 사회와 모든 시민을 위해 돌아가게 설계된 정책, 공유지와 우리의 자연환경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이 필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모든 한국인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권리로서 동등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 공약에 기초한 놀라우면서도 가능한 전략을 가지고 3월 대통령 선거에 나서고 있다. 이는 감당할 수 있는 정책이다. 현 단계에서는 이상적인 액수를 제시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사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더라도 모두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제안이 진지한 이유는 그가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유년 시절부터 가난과 불안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근본적인 두 가지를 이해하고 있다. 첫째, 모든 한국인의 소득은 앞서 살았던 모든 한국인의 노력 덕분이며, 이것은 이 나라를 이루고 있는 공유지, 자연, 자원 등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한국인에게 속한다는 것이다. 공유지, 무엇보다 토지에서 이득을 얻는 사람들은 이 이득의 일부를 모든 한국인과 공유해야 한다. 약간의 토지가치세 혹은 토지 부담금은 정당하고 공정하며, 기본소득 재원이 되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또한 탄소세 혹은 생태세로 오염과 지구 온난화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부유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오염시키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유독한 공기에 노출되어 겪는 건강 악화를 포함해서 부유한 사람들보다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그런 세금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에서 많을 부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
유일하게 합리적인 해결책은 생태세 수입을 공유지 자본 기금(Commons Capital Fund)을 통해 탄소배당의 형태로 기본소득으로 지급함으로써 순환시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혜택을 볼 것이며, 사회는 지구 온난화와 생태 파괴에 맞서는 길에 나서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은 또한 자원 소모적인 노동이 아니라 돌봄 노동과 생태적인 노동을 촉진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바람직한 형태의 경제 성장을 자극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그의 정책 자문들이 이해하고 있는 두 번째 근본적인 것은 기본 보장이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정신 건강에 핵심적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절망 속에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기본 보장이 없다면, 팬데믹 위기나 경제 위기에서 개인이나 사회가 회복할 수 없다. 여러 실험들을 통해 기본소득이 있는 경우 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더 나은 결정을 하는 능력을 개선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공유지의 약탈>(안효상 옮김, 창비 펴냄) 한국어판에서 나는 기원전 2333년에 고조선이 건국될 때 기초가 된 홍익인간이라는 고대 한국인의 에토스에 존경을 표했다. 홍익인간은 자기중심적인 개인주의와 소비가 추동하는 성공의 시대에 한국인들이 세계를 다시 가르쳐야 하는 역사적 지혜를 표현한다. 홍익인간은 생산의 이득을 공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 감각의 보존과 재생산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기본소득은 그런 에토스에 대한 존중일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에서 이를 개척한 데 대해 존중받아야 하며, 3월 9일에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한국을 새로운 진보의 길로 이끌 것이다.
* 가이 스탠딩은 런던 SOAS 교수이며,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의 공동 명예회장이다. 그가 쓴 책 가운데 <공유지의 약탈>을 비롯한 몇 권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윗글은 기본소득네트워크에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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