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단독] 괴산 수옥정관광지 모노레일 안전할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단독] 괴산 수옥정관광지 모노레일 안전할까

이해할 수 없는 평가기준, 편파적 벤치마킹…건축면허 없는 모노레일 업체에 정류장 시공까지 포함시켜 공고

경남 통영시에서 발생한 모노레일 탈선 사고로 8명이 부상해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충북 괴산군이 수옥정관광지 편익시설에 설치되는 모노레일을 욕지도에 설치된 업체로 선정했다. 그러나 괴산군은 업체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나타내 의혹이 일고 있다. <프레시안>은 괴산군의 심의 기준 미비, 업체 선정과정의 문제점 등 모노레일 선정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밝힌다. /편집자

▲28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모노레일 차량이 탈선해 추락하는 사고로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처참하게 부서진 모노레일 차량 ⓒ프레시안(DB)

지자체의 부실한 계약 과정…감사원‧행안부 잇단 지적, 경찰 수사까지

지난해 11월28일 경남 통영시에서 발생한 욕지섬모노레일 사고로 승객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남 통영시가 117억 원을 들여 설치한 욕지섬모노레일은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으나 이번 사고로 흉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이 수사를 벌이면서 설계부터 시공, 사후관리는 물론 특혜 시비가 일었던 발주 및 계약 단계까지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2020년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합동감사에서 통영시가 입찰 참가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해 특혜 및 담합 등이 의심되는 단초를 제공하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행안부가 지난 2020년 4월 공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통영시는 입찰 참가자격을 전기기관차 등록업체,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등록업체로 제한했으며 적격심사 평가기준을 입찰 공고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이행완료실적금액 36억 2500여 만 원 및 전기기관차‧승객수송전용차량 등 동등 이상 물품으로 제시했고 물품 기준을 상하 2단 레일 구조 및 래크 앤 피니언 기어 구동방식으로 명시함으로써 승객용 모노레일 제작‧설치 업체 중 기초 금액 이상의 동등 실적만 인정하고 기술보유상황 또는 설비제한 등을 통해 중복 제한하는 효과를 줘 부적정하게 입찰을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정부합동감사에서 통영시의 특정업체와의 유착 가능성 및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어서 이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2017년 말부터 2020년 3월 말까지 전남 구례군의 지리산호수공원 모노레일 구입·설치에 대한 감사에서도 구례군이 26억 여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리산호수공원 모노레일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적정한 계약업무 처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구례군의 지리산 호수공원 일대 모노레일 설치 사업 상 특허 적용 부분이 전체 공사 추정가격의 33.5%에 불과해 수의계약을 할 수 없는데도 특정업체와 특혜성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업체는 전기공사업과 철근·콘크리트공사업을 등록하지 않았음에도 철근 공사 등을 해 무자격업체에게 사업을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구례군은 선정된 업체의 특허공법인 레일을 설치하기 위한 콘크리트 기초를 설치하는 곳 이외의 나무를 베어내지 않는 무벌식 자연보호형 시공방법을 특허 공법으로 선정했으나 공사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특허를 적용하지 않고 벌채 등을 실시한 후 모노레일을 설치, 자재선정위원회의 시공 공법 선정을 형식적으로 전락시키고 다수 업체 간의 경쟁도 방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해당 업체를 전기공사업법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고발하했다.

구례군에는 앞으로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수의계약을 체결하거나 등록업체가 수행해야 할 공사를 무등록 업체가 시행하도록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과 관계 공무원에게는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구했다.

괴산군의 수옥정관광지편익시설 설치사업 추진

괴산군은 지난해 19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괴산수옥정관광지에 길이 4.3㎞(편도 약 2.0㎞)의 구간에 모노레일을 설치하기로 편익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당초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문경새재에서 충북으로 연결되는 곳에 보고 즐길만한 곳이 없다는 점을 착안해 충북도가 2020년부터 추진했으나 이를 괴산군에 이양해 괴산군이 추진했다.

이에 따라 괴산군은 2020년 설계용역 일상감사 및 계약 심사를 벌인데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PQ 충북도 지방건설기술심의, 8월 기본 밀 실시설계용역 발주를 했으며 10월에는 충북도에 모노레일 노선(안) 1차 보고를 마쳤으며 12월에는 소규모 환경 및 재해영향 평가를 발주했다.

이어 지난해 3월5일 시행공고를 냈으며 같은 달 15일 참가신청 등록 및 현장 설명, 17일 질의서 접수, 18일 질의서 접수, 18일 질의 회신, 31일 사업능력평가서 접수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4월26일에는 오전에 기술능력평가서를 접수하고 오후에 공법선정심의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안서 심사(평가)를 실시했다.

불법 유도한 괴산군…건축면허 없는 모노레일 업자에게 정류장 건축도 포함

괴산군의 수옥정관광편익시설 설치사업 모노레일 공법선정 세부평가 기준 및 공법선정심의위원회 심의계획에는 총사업비를 160억 원 정도로 했으며, 사업량에는 모노레일 설치를 하면서 레일 길이는 약 4.3㎞(편도 약 2.0㎞)로 하고 정거장 3개소(메인, 간이 및 회차 정거장 각 1개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모노레일 사업을 설치하는 업체가 레일 설치와 차량 투입은 물론 정류장까지 설치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설치되는 정류장의 역할에 대해 괴산군 관계자는 “모노레일을 타려는 승객들이 실내에서 대기하는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 비를 맞지 않도록 지붕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건축법상 건축물에 대한 정의를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딸린 시설물, 지하나 고가(高架)의 공작물에 설치하는 사무소·공연장·점포·차고·창고,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어 정류장이 건축물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현재 국내 모노레일 설치업체들은 모노레일 설치를 위해 금속구조물 등 전문건설 분야의 면허를 보유하고 있을 뿐 건축 면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괴산군이 불법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 감독을 해야 함에도 불법 공사를 유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공법심의에 참가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괴산군 관계자가 모노레일 승강장에 대해 최소규모로 제안해달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승강장에는 승객 대기공간은 물론 유지보수를 위한 공간, 사무실, 승하차장 등 많은 시설을 고려해야 함에도 막연하게 ‘최소 규모’라고 밝혀 애매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국내 모노레일 업체 중 건축면허를 가진 업체는 한 곳도 없다”며 “정류장은 건축면허를 가진 업체를 대상으로 별도 발주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괴산군 관계자는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공능력 갖췄는데도 제시가격 평균 이하면 최하점? 이해할 수 없는 평가 기준

일선 지자체 및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체에서도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병행해 평가를 하는 경우 비슷한 시공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입찰 제시가격이 낮은 경우에는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우수산 시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이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괴산군은 예상 사업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업체들이 제시한 입찰가의 평균을 낸 후 이보다 20% 이상 낮거나 높은 경우 최하점을 주는 방식으로 심의를 벌여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이는 각 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알 수 없어 정성평가에서 비슷한 점수를 얻고도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경우 도리어 정량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 불이익을 받도록 돼 있어 비현실적인 평가기준을 적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괴산군의 모노레일 사업에 참가한 한 업체는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로 나누어진 평가 분야 중 시공능력을 평가하는 기술제안서 평가(정성적 평가)에서 낙찰업체와 0.4점의 차이 밖에 나지 않아 비슷한 시공능력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량적 평가 중 하나인 제안금액 평가에서 입찰 제시가 평균 금액보다 20%가 낮다는 이유로 최하점인 9점을 받아 15점을 받아 최고점을 받은 업체와 6점 차이를 보였다. 이 업체는 나머지 정량적 평가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고점을 받은 업체와 정량적 평가에서 2.6점 차이를 보이면서 총점 3.0점 차이로 결국 탈락했다.

이렇게 괴산군의 수옥정관광편익시설 설치사업 모노레일 공법선정 세부평가 기준 및 공법선정심의위원회 심의계획이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 2019년 5월 강원도 철원군이 시행한 소이산 지뢰꽃길 모노레일 설치 사업 기술자문위원회 세부평가기준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철원군은 정략적 평가 항목 중 제안금액과 사업수행능력에 대해 각각 12점씩 배점한데 반해 충북 괴산군은 제안금액에 15점, 사업수행능력에 9점을 부여해 제안금액에 더욱 치중한 것으로 <프레시안> 취재결과 밝혀졌다.

또한 철원군도 입찰제시가격의 평균보다 20% 이상 벗어난 경우 최하점을 주도록 한 것은 괴산군과 동일했으나 괴산군이 사업량에 레일 길이와 정류장 설치, 차량 등을 제시하고 정류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입찰 참가업체들에게 혼선을 준 것과 달리 철원군은 사업량에 정류장 설치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레일 길이를 1.7㎞로 하고 공원구역에 0.25㎞길이의 교량을 높이 4.8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입찰 참가업체들의 혼란과 궁금증을 최소화시킴으로서 입찰가격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줬다.

괴산군의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여러 의혹

괴산군은 괴산수옥정관광지편익시설설치사업을 진행하면서 지난 2020년 담당공무원들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노레일 업체들이 시공한 현장을 벤치마킹했다.

이 과정에서 괴산군 공무원들은 지난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A 사가 설치한 경남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과 울산 장생포 모노레일, 경기 광주시 화담숲 모노레일 등 3곳의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B 모노레일 제작사가 경북 문경에 시공한 단산 모노레일을 방문했으며 C 사가 충북 단양에 설치한 만천하스카이 모노레일 등을 각각 1차례 씩 방문해 편파적인 벤치마킹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D 사의 경우 현장방문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이미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형식적인 현장방문을 실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모노레일 공법선정 세부평가 기준 및 공법선정심의위원회 심의계획(이하 심의계획)에 따라 지난해 3월17일 입찰 참가업체들에 대한 질의서 접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괴산군은 질의 방법에 대해 ‘서면질의’로 하도록 했으며 팩스 번호와 담당자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입찰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괴산군 담당 공무원이 당일일 입찰 참가업체에 전화를 걸어 출장을 가니 (서면)질의를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며 “질의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심의계획에 위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의계획에 따라 참가업체별로 10분으로 제한된 제안서 발표과정에서는 프레젠테이션(PPT)으로 설명하도록 했으나 일부 업체의 발표가 끝난 직후 컴퓨터가 고장이 나자 다시 일정을 잡아 PPT 발표를 해야 함에도 나머지 참가업체들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심사하겠다고 바꿔 불공정한 심사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괴산군 관계자는 “벤치마킹을 하면서 C 업체가 설치한 곳만 많이 다닌 것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D 사는 주로 농업용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곳이어서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서면)질의를 하지 말아달라고 업체에 전화를 건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괴산군 관계자의 해명과 달리 D 업체는 제천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을 설치한 업체로 밝혀져 답변에 신빙성을 잃고 있다.

한편 감사원에는 괴산군의 수옥정관광편익시설설치사업과 관련한 감사요청이 접수돼 감사원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