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이은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제재가 또 다시 북한의 반발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인 1명 및 러시아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된다.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국적자 6명 중 5명은 최근 미사일 시험을 시행했던 국방과학원에 소속돼있다. 미 재무부는 이들이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부품을 조달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인 1명은 이번에 함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된 파르섹 LLC라는 러시아 기업의 임원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무부는 이들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운반 수단 개발 행위, 거래 행위 등에서 관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에 대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진전되는 것을 막고 관련 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했던 6발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인적 제재를 실시하면서 당분간 북미 간 북핵 문제를 두고 외교적 접근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이번 제재 및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반발로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제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이 아닌 미국이 단독으로 실시한 것이고, 또 인적 제재 정도의 저강도 제재라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화를 압박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재무부는 이번 제재 발표에 대해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이 국제사회와 미국에 제기하고 있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 외교를 추구하겠다는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과 대화 및 외교를 이어가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에 나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제재가 "북한의 계속된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확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 이후 북한의 행동에 따라 더 강한 조치가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에 대한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제재 이행을 강조, 유엔 차원의 움직임이 나올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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