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장하는 코로나19 방역 대응책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방역패스를 비판하는 윤 후보를 두고 "정권을 잡으면 (방역패스 정책을) 안 쓸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교수는 지난 12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윤 후보가 방역패스 대안으로 주장한) 시설별로 환기 등급 만드는 거는 저희가 이미 의견을 냈다"며 "그렇지만 거리두기 9시까지 했던 영업 제한이(효과가 없다)라든지, 실제로 방역 패스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비과학적으로 논의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방역패스가) 시행되고 나서 유행상황이 좋아지고 중환자가 줄고 그래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는 정책"이라며 "만약에 그분들이 정권을 쥐어도 상황이 악화되면 같은 정책을 할 수밖에 없게 될 텐데 그때는 뭐라고 말씀하실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저는 듣고 싶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비과학적 주먹구구식 방역패스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비과학적 방역패스 철회, 9시 영업제한 철회, 아동청소년 강제적 백신접종 반대"를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지하철 이용을 차단하면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다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식당이나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차단하는) 경우 미접종자 일부 활동을 제한하지만, 그 사람들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가능"하다고 정부 방역정책 취지를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선택적으로라도 그런 시설들 이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윤 후보 주장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나아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확실한 재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하는 공무원들에게 '명확하게 단답식으로 답하라'하는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판사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이유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방역 자체가 매우 시급성을 다투"는 문제인데 "방역 정책을 (법원이) 가처분 신청 인용을 통해서 중간에 멈추게 된다면 또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데까지 몇 달이 걸리는 상황"이 되어 버려 "(적시에 방역정책을 펴지 못하게 돼) 아예 정책 자체가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방역 정책의 과학적 측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정부 정책을 두고 "맞으면 맞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모든 과학적 사실이나 의학적 사실들은 가능성이 크다, 작다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즉 복잡한 방역 과학으로 인해 현실은 '방역패스를 적용하면 코로나19 확산 차단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다' '방역패스를 철회하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정도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으나 비전문가들은 이에 답답해하며 '백퍼센트냐 아니냐'는 답을 원하기 마련인데, 그 차이를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다.
이 교수는 실제 현실에서 구현되는 방역정책에는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다. 방역 패스와 거리두기, 백신접종을 떼어놓고 설명하기 힘든데 '각각의 효과를 퍼센트로 나타내!'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느 국가도 그런 부분을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이어 "사실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원칙이라고 하는 방역패스의 공익성에 관한 부분들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며 "저나 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이지만 계속 소통을 하고 있는데 정말 극한직업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다만 "방역패스에 대해서 이제 국민들의 공감대를 많이 못 얻었던 부분에 있어서 정부나 전문가들도 반성을 해야 되기는" 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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